김희순_200909_제 5차 북미자유무역협정 정상회담
2009년 8월 10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제 5차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캐나다의 스테픈 하퍼 총리,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참석하여 북미자유무역협정과 관련된 사안들을 논의하였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요한 의제는 경제분야였으며, 특히 세계경제 위기 이후 지역내 경제력 강화가 주요한 논의 사항이 되었다. 각국 대표들은 북미 지역 내의 교역 문제와 더불어 멕시코와 미국 국경지대의 마약 카르텔 통제에 대한 협력안을 모색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안보담당 보좌관인 짐 존스는 이러한 논의가 뚜렷한 결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이러한 회담은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멕시코 간에는 멕시코 트럭의 북미지역 통행권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북미자유무역협정에 의거하여 멕시코 트럭은 수년전부터 미국 내에서 운행이 허가되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운수회사들의 압력에 밀려 멕시코 트럭들이 국경 지역을 벗어나 운행하는 것을 불허하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회담에서 칼데론 대통령은 그 법안은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위배라며 강력히 항의하였고,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 멕시코는 지난 3월 멕시코 트럭의 미국영토 통행 제한에 대한 보복조치로 90개 항목의 미국산 제품 수입에 대하여 제한을 가한 바 있다. 90개 항목의 예상 무역액은 약 24억 달러였다.
이번 회담의 의제로는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한 노동과 환경 부문의 미국측의 일방적인 재개방에 대한 논의도 포함되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공략으로 내세운 바 있는 항목이다. 그러나 회담을 앞둔 지난 8월 8일,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하여 각국의 경제 상황이 매우 악화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는 노동 조건 개선과 환경 보호 조항을 협정에 포함시킬 시기가 아니라는 태도를 밝힌 바 있다.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하퍼 총리는 멕시코 정부가 벌이고 있는 마약 및 마약조직과의 전쟁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의사를 나타내었다. 마약과의 전쟁과 관련하여 오바마 대통령은 멕시코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고 적극적인 후원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가 마약 및 마약조직과의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인권 존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칼데론 대통령에게 조언하였다. 이는 미국 정부가 멕시코의 마약과의 전쟁 수행 비용 중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하였으나 미국 의회가 멕시코 정부의 인권유린을 이유로 지원안을 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퍼 총리는 멕시코 경찰 300명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훈련 지원을 약속하였다.
한편 오바라 대통령과 하퍼 총리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부터 수백 명의 멕시코인들이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하며 과달라하라 시내를 행진하였다. 대부분 농민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저가의 미국산 농산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미국 정부에 의해 지급되는 보조금이 미국산 농산물의 가격을 낮추는데 일조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저가의 수입 농산물에는 멕시코 농업의 기초 작물인 옥수수도 포함되어 있다.
북미의 세 지도자들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 독감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확산될 것에 대한 우려도 표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