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반군 최고지휘관 사망

2008-05-26l 조회수 2660


기사입력 2008-05-26 03:12 
내부조직 분열 가능성··· 인질협상 등 새국면

좌익게릴라 조직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최고지휘관 마누엘 마루란다(사진)가 숨졌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콜롬비아 국방부의 성명을 인용, ‘확인사살’이란 별명을 가진 마루란다가 3월 26일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전했다. 마루란다는 본명이 페드로 안토니오 마린으로, 올해 78~80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FARC는 그의 사망에 대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콜롬비아 주간지 세메나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국방장관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1964년 48명의 농민군을 바탕으로 FARC를 창설한 마루란다는 정부군의 추격을 따돌리고 40여년간 무장게릴라 활동을 이끌었으며 82년 이후 공개석상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아 사망설이 여러 차례 돌기도 했다.

토지개혁과 정권 탈환을 주요 목표로 내세우는 FARC는 9,000여명의 병력을 갖춘 대규모 무장단체다. 그러나 친미 성향 알베로 우리베 대통령의 대대적인 토벌 공세로 세력이 약화되자 마약밀매, 인질납치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마련,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FARC는 2002년 대통령 후보였던 잉그리드 베탕쿠르를 포함, 현재 약 700여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다.

콜롬비아 국방부는 사상 문제를 담당해 온 기예르모 레온 사네스가 후계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2인자 라울 레예스가 3월 에콰도르 영내에서 정부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이후 FARC 지휘관들이 잇따라 투항하고 있어 조직 분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