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통령 '국민재산 회수위해 TV방송국 접수'

2008-07-13l 조회수 2856


기사입력 2008.07.10 02:38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정부가 2개 TV방송국을 접수한 것은 국민재산 회수 차원으로 언론자유 침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고 영국의 BBC가 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정부의 이번 강경조치에 불만을 품고 사임한 파우스토 오르티스 재무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윌마 살가도(여)의 취임식에서 정부는 압류한 회사들에 대해 아무런 흥미도 없으며 압류재산을 가능한 빨리 경매하여 국민재산을 회수하겠다고 말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지난 1990년 후반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을 파산으로 몰고간 은행 대주주들이 아직 요트와 비행기, 호화저택들을 소유하고 생활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정부의 압류조치를 옹호했다.
정부 당국은 2개 TV방송국 소유주들이 지난 1998년 6억6천100만 달러의 부채를 안고 파산한 이사이아스 그룹 산하 필란방코 은행의 소유주로 현재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에서 사기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는 이사이아스 형제들과 혈연 관계에 있으며 파산은행의 예금을 빼돌리는 데 공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레아 대통령 정부의 2개 TV방송국과 193개 기업에 대한 과감한 압류조치에 대해 국내에서 일부는 환영하고 있으나 또다른 일부는 코레아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비난하고 있다.
야권은 코레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다른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제헌의회가 준비하고 있는 개헌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하나라고 비난하고 있다.
코레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0%를 상회하고 있으나 연말로 예정되어 있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기대했던 만큼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접수한 감마비시온TV의 알바도 다숨 회장은 감마비시온은 현재 금융사기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는 이사이아스 형제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정부는 진실을 보도해 온 방송국의 폐쇄를 노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작년에 취임한 이후 그의 노선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 온 언론을 비판하면서 부패한 엘리트들을 몰아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에콰도르 언론인연맹(Fenape)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언론자유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부채회수를 위한 조치라는 해명을 수용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이와 함께 방송허가 취소된 후에도 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10여개의 라디오방송국에 대해 강제폐쇄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한 데 이어 미국 금융계를 중심으로 국제적으로 온건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오르티스 재무장관이 사임하고 후임에 빈국들에 대한 부채탕감을 주장해 온 살가도가 임명됐다는 소식에 주가는 더 폭락했다.
살가도 신임장관은 정부의 이번 조치를 주도한 예금보장청(AGD) 청장으로 있으면서 공금유용 혐의로 수배를 받자 8개월 동안 시몬 볼리바르 대학 구내에 피신해 있다가 제헌의회가 지난 주 사면을 의결함에 따라 활동을 재개했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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