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0년 차베스, 최소 10년은 더...

2008-12-07l 조회수 2735


기사입력 2008-12-07 06:02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6일로 집권 10주년을 맞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줄기차게 '21세기의 걸맞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외쳐왔다. 그리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10년은 더 집권해야 한다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신과 국민의 원하는 한" 자신이 베네수엘라를 영도할 수 있도록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를 위한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집권 사회주의자연합당(PSUV)이 "개헌과 재선 운동에 앞장설 것"을 주문하고 자신은 "오는 2021년까지 통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서민층이 사용하는 거친 말을 여과 없이 해 온 차베스 대통령은 1년 전 자신의 영구집권 야심을 담은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됨에 따라 적지 않은 좌절을 맛보았다. 그리고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서민 복지정책들의 재원인 원유수출 수입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PSUV가 지난 11월 지방선거에서 산술적으로 승리를 거뒀으나 실상은 위협을 느낄 정도로 야권이 약진했다.

여론조사 회사 다탄날리시스의 루이스 빈센테 레온은 "야권 후보들이 수도 카라카스와 베네수엘라의 정치와 경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승리한 것은 예상 밖"이라고 평가했다.

차베스 대통령 10년 집권의 공과에 대해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 정부는 지난 1998년 17.1%에 이르렀던 빈곤층이 2007년에 7.9%로 감소하는 등 빈부격차가 감소한 것을 주요 업적으로 내놓고 있다.

베네수엘라 센트랄대학의 엑토르 파군데스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지난 10년 동안에 헌법 개정을 통해 인권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정부의 빈곤층에 대한 관심에서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교육분야에서 남미 국가들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의무교육이 보편화됐으며 특히 지난 1998년 이후 대학생 수는 400%나 증가한 것으로 유네스코는 분석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랜 민주주의의 전통을 이어받아 차베스 대통령 자신이 반복되는 선거를 통해 정권의 합법성을 유지해 온 점은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비판세력들은 지난 1998년 4천500여건 이었던 살인사건이 2007년에는 1만3천200건으로 증가하는 등 차베스 집권 이후 범죄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07년부터 원유, 전화, 철강, 발전 등의 산업을 국유화하는 데 적지않은 무리가 있었다는 비판도 있다.

집권당의 에아르헤 에레라 의원은 "집권 10년 동안에 실수가 있었고 미숙한 점들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그것은 일종의 학습과정으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차베스 대통령이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정치체제를 민주화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자신의 2기 집권을 위해 1999년 개헌을 하면서 그 기회를 잘못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2007년까지 연정에 참여했던 포데모스('우리는 할 수 있다'는 의미) 당의 이스마엘 가르시아 의원은 "차베스 대통령은 자신이 권좌에 물러나면 통치를 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생각하고 있는 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가르시아 의원은 "차베스가 있든 없든 국가는 앞으로 전진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그에게는 임기가 있다. 헌법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헌법을 하루아침에 바꿔서는 안 된다"고 개헌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