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없는 중남미, 하나의 미래로

2008-12-25l 조회수 2739


기사입력 2008-12-18 18:19 (경향신문)

ㆍ제1회 정상회의 폐막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주 휴양도시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33개국 정상 및 정부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1회 중남미·카리브 정상회의가 17일(현지시간) 폐막됐다.

AP통신은 이번 회의의 주 의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기후변화가 아닌 미국의 위상이 추락한 가운데 중남미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쿠바의 존재는 미국이 더 이상 라틴아메리카의 보스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쿠바의 리우그룹 가입을 축하했다. 차베스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은 우리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미국과 대화에서 존중받을 기회를 낳았다고 말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10년 전에 누가 에보 모랄레스가 볼리비아 대통령에 당선될지, 해방신학자 페르난도 루고가 파라과이 대통령에 당선될지 알았겠느냐”면서 라틴아메리카가 최근 선거에서 좌파 정권을 수립한 사실을 높이 샀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인터아메리카다이얼로그의 마이클 시프터는 “이 같은 논의는 건전한 발전이며 미국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반대로 라틴아메리카는 미국이나 다른 강대국과 대등한 조건으로 대우받길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2회 정상회의는 2010년 2월 멕시코, 제3회 정상회의는 2011년 초 베네수엘라에서 개최된다. 각국 정상들은 특히 중남미·카리브 지역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지 200년이 되는 해에 맞춰 2010년 초 ‘중남미·카리브 연합’을 구성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 새로운 거대 기구가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조찬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