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변호사 살해 의혹에 대통령 사임 촉구 시위 전개

2009-05-21l 조회수 2930


기사입력 2009-05-18 16:00

【과테말라시티=AP/뉴시스】

과테말라에서 17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시위대가 변호사 살해 사건의 배후로 알바로 콜롬 대통령을 지목하고, 그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1주일 전 발생한 로드리고 로센베르그 변호사 살해 사건의 배후가 콜롬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콜롬 대통령은 이에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콜롬 대통령은 또 사임 압력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 연방수사국(FBI)과 유엔에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얀 옷을 입은 시위대는 이날 과테말라 시티에 위치한 정부 청사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등의 시위를 벌였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그동안 콜롬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해 온 중·상류층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전국상공회의소의 호르헤 브리스 회장은 “이번 시위는 평화를 추구하는 과테말라인들의 시민운동이다. 우리는 정부의 폭력, 부조리, 부패에 염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당초 집회 장소에서 15블록 가량 떨어진 대통령궁까지 가두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헌법 광장에서 벌어진 콜롬 대통령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천 명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를 취소했다. 콜롬 대통령 정부가 시행해온 복지 정책의 혜택을 입은 노동자와 농민들은 대통령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로센베르그 변호사의 장례식장에서 공개된 비디오에 따르면 변호사는 자신이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이는 콜롬 대통령과 영부인 산드라 토레스, 내각 수반 구스타보 알레호스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3월 살해된 사업가 카릴 무사를 변호했기 때문에 관리들이 자신을 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센베르그 변호사는 무사는 농촌개발은행의 이사로 임명됐으나, 불법 거래에 개입을 거부해 결국 딸과 함께 정권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이 비디오가 촬영된 곳은 언론인 마리오 다비드 가르시아의 사무실로, 가르시아는 로센베르그가 모든 것을 털어놓으려고 했으나 시간이 부족해 결국 녹화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콜롬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FBI와 2007년 설립된 유엔의 부패 청산 기구는 이번 조사를 위해 콰테말라에 도착했다.

정옥주기자 channa22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