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경제위기로 빈곤층 900만명 증가

2010-02-26l 조회수 2858

 
유엔 보고서..실직자도 250만명 늘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중남미 지역의 빈곤층이 최소한 900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브라질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08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를 휩쓴 경제위기로 지난해 중남미-카리브 지역에서 빈곤층이 9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실직자도 250여만명 정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개발계획(PNDP)의 헬렌 클라크 행정관은 "중남미-카리브 지역은 지난 수년간의 성장을 통해 유엔 밀레니엄 개발 목표에 근접해가는 과정이었으나 식량위기에 이은 경제위기로 목표 달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중남미 일부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사회구호프로그램이 빈곤층 감소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서 브라질의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와 멕시코의 '오포르투니다드'(Oportunidad)를 모범사례로 들었다.

'볼사 파밀리아'는 저소득층에게 생활 형편에 따라 매월 1인당 22~200헤알(약 12~110달러)의 생계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지원액은 대부분 식료품, 자녀 학용품, 의약품 및 의류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볼사 파밀리아'를 통해 지난해에만 1천230만명 정도가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원액은 2008년보다 13.8% 늘어난 124억5천400만헤알(약 68억8천66만달러)에 달했다.

한편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본부를 둔 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서 중남미 지역의 빈곤층이 2008년 1억8천만명에서 지난해 1억8천900만명, 극빈곤층은 2008년 7천100만명에서 지난해 7천60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Cepal이 추산한 중남미 지역 전체 인구에서 빈곤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1%, 극빈곤층은 13.7%에 해당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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