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서도 가톨릭 사제 성추행 문제 표면화

2010-04-23l 조회수 3237


브라질 사제 가택연금..칠레 가톨릭 사과 성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 지역에서도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다고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의 가톨릭주교협의회(CNBB)는 다음달 4~13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총회 기간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를 주요 의제의 하나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제는 아동 성추행이 점차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어 이를 CNBB 총회에서 다룰 필요가 있으며, 다른 사제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제랄도 리리오 호샤 CNBB 회장이 아동 성추행 문제를 의제로 다루는 데 난색을 표시하고 있으나 공식 또는 비공식 회의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라질 사법부는 전날 북동부 알라고아스 주 아라피라카 시의 전직 교구장인 루이스 마르케스 바르보자(83) 신부에 대해 아동 성추행 혐의로 가택연금 조치를 내렸다.

바르보자 신부는 의회 아동 성추행 조사위원회의 고발로 지난 18일 밤 체포됐으며, 최근 여권을 발급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출국금지를 위해 가택연금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보자 신부는 올해 18세인 청소년을 4년여 전부터 교회 부속 건물 등에서 수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칠레 가톨릭 교회는 사제들의 잇따른 아동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전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칠레 가톨릭 교회는 최근 들어 아동 성추행으로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사건 20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칠레 가톨릭주교협의회 회장인 알레한드로 고이크 신부는 20여건의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사제들에게 이미 제재가 가해졌거나 처리 중이라고 전하면서 "그들이 저지른 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AP 통신이 자체 취재망을 동원해 6대륙 21개국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아동 성추행에 연루된 사제들이 다른 교구나 다른 국가의 교구로 옮겨다니며 사제직을 유지해온 경우가 30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가톨릭 측은 문제의 사제들이 스스로 다른 교구로 옮기고, 새 교구에서는 사제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모르거나 들어도 믿지 않고, 믿더라도 사제들이 회개하고 변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