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기후회의 폐막..美.유엔 비난

2010-04-23l 조회수 2719


선진국, 온실가스 배출량 90년 절반으로 줄여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에서 지난 19일(현지시간)부터 계속된 대안 기후회의가 22일 미국 등 선진국과 유엔을 비난하는 성명을 채택하며 폐막됐다고 EFE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제의에 따라 열린 대안 기후회의에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스테반 라소 쿠바 국가평의회 부의장,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유엔이 지구온난화 억제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등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기준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환경 범죄를 다루기 위한 국제법정 설립도 제의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책임은 자본주의에 있다"면서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유엔을 대체할 새로운 국제기구 창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말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환경장관 회의가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 '결전장'이 될 것이라면서 중남미 지역 좌파블록인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국가들이 사회단체와 농민, 환경운동가들의 참가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을 제의했다.

모랄레스 대통령도 환경파괴의 주 원인이 무절제한 자본주의 개발 방식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진국이 빈곤.개도국에 대해 '환경 빚'을 갚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가 구체적인 합의없이 끝나자 대안기후회의 개최 계획을 발표했다.

볼리비아는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에서 일부 국가의 밀실 협약으로 비판받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재안에 반대한 5개국 중 하나였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코펜하겐 회의 기간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기후변화 문제를 낳았으며, 선진국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으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에서 불필요한 전쟁을 수행한 반면 기후변화 문제에는 고작 연간 100억달러를 약속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