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코카인 밀거래 우려할 수준

2010-06-17l 조회수 4724


브라질, 볼리비아산 코카인 대량반입에 우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의 코카인 밀거래가 우려할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주재 브라질 대사관이 15일 밝혔다.

브라질 대사관의 경찰담당관인 클로비스 다 실바는 이날 볼리비아 일간 라 라손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카인 밀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면서 "볼리비아 정부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나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로비스는 최근 브라질-볼리비아 국경지역에서 대규모 코카인 제조시설이 발견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볼리비아산 코카인이 브라질로 대량 반입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리비아에서 코카인 밀거래가 증가한 것은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초 집권 이래 코카잎 재배 양성화 정책을 도입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80년 제정된 볼리비아 코카인 퇴치법은 코카잎 재배 면적이 전국적으로 1만5천~1만9천㏊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유엔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3만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는 콜롬비아와 페루에 이어 세계 3위의 코카잎 및 코카인 생산국으로, 코카인 연간 생산량은 195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코카잎 재배 양성화 정책은 국제사회로부터 코카인 생산 및 유통 확대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안데스 통상 촉진 및 마약퇴치 법안(ATPDEA)에 따라 마약퇴치 노력에 협력하는 대가로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에 수입관세 면제 혜택을 부여해 왔으나 2008년부터는 볼리비아를 ATPDEA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모랄레스 대통령은 코카잎이 안데스 지역에서 3천여년 전부터 재배돼온 전통적인 생활필수품이자 종교의식에도 사용되는 '신성한 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카잎을 원료로 한 에너지 음료 '코카코야'(Coca Colla)를 선보이기도 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코카잎 재배 면적의 무차별적인 확산을 강력하게 규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같은 방침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