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시리아 정상회담..'중동평화 협력'

2010-07-05l 조회수 3224


룰라 "갈등 중재 필요"..알-아사드 "이스라엘이 문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중동평화를 위한 협력에 뜻을 같이했다고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이 30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아랍-이스라엘 간의 평화협상과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국제사회의 갈등 해소 등을 위해 양국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시리아는 이란과 가까운 국가의 하나이며, 이스라엘과 골란고원 반환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데다 이슬람 과격조직인 하마스 대표부가 존재하고 팔레스타인 및 이란인들의 이주가 해마다 늘어나는 등 중동문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중동평화를 위한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항상 장애물이 돼왔다"면서 "이스라엘은 아랍권의 평화 제의를 무시한 채 핵무기로 지역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어 이란-이스라엘 갈등 해소를 위한 브라질의 중재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특히 "팔레스타인 문제는 중동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17일 브라질이 터키와 함께 이란과 핵연료 교환 3자 합의를 이끌어낸 사실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동평화협상에서는 상호 신뢰가 가장 중요하며, 이 점에서 브라질은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중동지역의 갈등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으며, 대화를 위한 중재 노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메시지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에게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이 이스라엘과 이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에 '신뢰할 만한 중재자'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중동평화협상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룰라 대통령은 또 골란고원의 시리아 반환과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공존, 가자지구 봉쇄 해제, 시리아와 레바논의 화해 등을 촉구했다.

지난 2000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중남미 지역 방문에 나선 알-아사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 쿠바를 거쳐 이날 브라질리아에 도착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은 2003년 룰라 대통령의 시리아 방문에 대한 답방이자 시리아인 브라질 이주 130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상파울루 시로 이동했으며, 1~2일에는 아르헨티나를 방문할 예정이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