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베네수엘라 막장 외교戰

2010-07-20l 조회수 3020



반군문제 설전 끝 대사소환 조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콜롬비아 내 미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온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의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용인 문제를 놓고 또 다시 충돌했다.

16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전날 FARC의 지도층 인사 4명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묵인 속에 버젓이 피신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위성으로 찍은 사진에는 이반 마르케스로 알려진 FARC의 고위 지도자가 푸들 2마리와 함께 베네수엘라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담겼다.

가브리엘 실바 콜롬비아 국방부장관은 베네수엘라가 FARC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콜롬비아에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가 자국 내 FARC의 존재를 알고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콜롬비아의 비난이 쏟아지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를 정면 반박하며 급기야 16일에는 콜롬비아 내 자국 대사를 전격 소환했다.

베네수엘라 영토 내에는 FARC 인사들이 없으며, 오히려 콜롬비아가 우익 민병대 등을 활용해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베네수엘라의 입장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실바 장관의 발언을 '측은한 언론쇼'로 폄하하며, 차기 콜롬비아 대통령에 오를 마누엘 산토스 당선자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FARC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각을 세웠다.

콜롬비아는 2002년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FARC를 와해키 위한 대대적 소탕작전을 펴고 있지만, 베네수엘라가 FARC 지도층의 존재를 알고도 방관하고 있다며 줄곧 불만을 터뜨려 왔다.

베네수엘라 입장에서도 콜롬비아는 눈엣가시같은 존재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콜롬비아가 지난해 6월 미국과 군사기지 사용협정에 서명하자 콜롬비아는 남미 대륙에서 고립될 것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뒤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회복을 선언하며 취임식에 차베스 대통령을 초청했지만 차베스는 여태껏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