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국가연합, 지역 국제기구 입지 강화

2010-08-17l 조회수 3169


브라질 언론, `美 입김 강한 미주기구 대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간의 외교관계 단절 사태가 20일만에 봉합되면서 남미지역 정치기구인 남미국가연합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콜롬비아-베네수엘라 외교관계 복원이 양국 간의 사안에 그치지 않고 남미지역 문제에서 미주기구(OAS)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남미국가연합의 역할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OAS보다는 남미대륙 12개국만으로 이루어진 남미국가연합이 앞으로 역내 갈등 해소에 더 효율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콜롬비아 보고타 대학 정치학연구소의 안드레스 메히아 교수는 "남미국가연합은 그동안 반미(反美) 및 반(反) 콜롬비아 기구로 간주돼 왔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식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해 10월 말 콜롬비아 내 7개 미군기지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이 체결되자 이를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콜롬비아 정부는 남미국가연합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메히아 교수는 그러나 "후안 마누엘 산토스 새 대통령은 남미국가연합에 대한 불신을 해소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와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남미국가연합의 중재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다른 국제문제 전문가들도 "OAS에 대한 남미 국가들의 불신감이 높아질수록 남미국가연합의 비중은 강화될 것"이라면서 향후 남미지역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남미국가연합이 영향력을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미국가연합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주도 아래 2004년 '남미국가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뒤 2007년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으며, 2008년 브라질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를 통해 공식 출범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역임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가 현재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