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표적된 멕시코 인권운동가 가족의 절규

2011-03-02l 조회수 2885

기사입력 2011-03-01 08:52


인권활동가 레예스 가족 2년간 6명 피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피비린내나는 마약 폭력이 기승을 부리는 멕시코에서 한 인권운동가의 가족이 괴한의 손에 잇따라 살해되면서 정부의 부실수사와 무관심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현지 신문인 '밀레니오'와 EFE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 최악의 범죄도시인 북부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아들 훌리오 세사르 레예스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던 인권운동가 조세피나 레예스가 괴한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조세피나 레예스는 아들을 잃은 뒤 인권운동에 뛰어든 인물로 아들의 죽음을 밝히는 활동을 넘어 멕시코군이 저지른 부당한 인권침해에 항의해오다 정체불명의 괴한에 변을 당한 것이다.

인권 단체들은 모자 연쇄살인의 배경으로 마약 갱단을 지목했으며, 조세피나 레예스가 숨진 뒤 그의 가족을 노린 살인극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조세피나 레예스의 또 다른 아들이 살해된 데 이어 이달에는 그의 오빠인 말레나와 엘리아스 레예스, 엘리아스의 부인인 루이사 오르넬라스가 괴한에 납치됐다 후아레스 외곽의 한 도로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족 구성원 중 6명이 2년 동안 괴한들의 손에 희생된 것이다.

마약 폭력이 난무하는 멕시코에서 시민 활동가와 언론인이 의문사를 당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한 가족 전체가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조세피나 레예스의 남은 가족들은 25일 수도 멕시코시티 상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부가 최근 피살된 미국 이민세관국 직원의 살인범을 잡는 것처럼 열정과 관심 속에 수사를 진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가족 중의 한 명인 마리셀라 레예스는 "오빠가 죽었을 때부터 연방정부나 주정부로부터 (살인범을 잡겠다는) 어떤 보장도 받지 못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멕시코시티 상원 앞 농성을 접은 가족들은 후아레스로 돌아가 검찰청사 앞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외 각종 단체도 레예스 가족의 집회에 적극 동참해 멕시코 정부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캐나다와 프랑스, 베네수엘라, 스페인 등은 레예스 가족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겠다는 제안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지만 레예스 가족은 후아레스에서 정의를 찾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차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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