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대선> 차베스 승리…중남미 좌파 탄력

2012-10-08l 조회수 2037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이 대선 유세를 갖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임도전 앞둔 코레아·모랄레스 힘 받을 듯

 

남미 공동체 영향력 확대도 전망

 

(카라카스=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7(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연임을 확정지으면서 향후 선거를 앞둔 남미 좌파 지도자들도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차베스 집권 이후 남미지역에서 영향력이 점점 축소돼 온 미국은 이전보다 더 많은 부담감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의 동지로 꼽히는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은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등이다.

 

이중 12년 내 연임 사냥에 나서는 지도자는 코레아와 모랄레스로 강경좌파에 속하는 것은 물론 집권 기간 빈민층 지원에 전력을 쏟아왔다는 점에서 차베스의 정치 궤적과 상당히 닮아있다.

 

또 이들 지도자는 대통령 권력을 이용해 국가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거친 카리스마를 발산해 왔다는 점도 차베스와 비슷한 점이다.

 

코레아의 경우 20132월 대선에서 3선을 노리고 있는 만큼 차베스 승리로 득을 보게 될 첫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국의 정치 분위기가 인근 나라로 급속히 확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중남미 좌파 아이콘인 차베스의 승리는 넉달 뒤 에콰도르 대선에도 영향력을 발휘하며 연임에 도전하는 코레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코레아는 국내적으로도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자체 발광'을 이어가고 있다.

 

코레아는 2007년 집권 이후 빈민층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을 굳혀 왔고, 2010년 목숨을 위협받았던 경찰 쿠데타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는 최근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망명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국제적으로도 인권과 언론 자유를 수호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차베스의 연임 성공은 지지율 빈곤에 허덕이는 모랄레스 대통령에게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2005년과 2010년 대선에서 연거푸 대권을 거머쥔 모랄레스는 최근 실시됐던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율이 30%대를 맴돌면서 연임 반대 목소리에 직면해왔다.

 

파업과 시위문제에서 지도자로서 조정력을 보이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소속당인 사회주의운동당(MAS)8월 차기 대선후보로 그를 추대하면서 또 한번의 연임에 희망을 걸고 있다.

 

14년 동안 이어온 차베스의 좌파적, 포퓰리즘 정책이 국민에게 성공작으로 평가받으면서 그를 뒤따라온 모랄레스로서는 차베스의 후광을 업으며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베스의 연임 성공은 그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남미 공동체를 보다 확고히 하는 데에도 탄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는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를 이끌며 좌파국가들의 결속을 강화해왔고 중미 카리브해 국가들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차베스가 남미 공동체 구축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만큼 미국으로서는 역내 영향력 축소에 따른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0/0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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