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집권 후 최대 위기 직면

2012-11-13l 조회수 2060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개헌을 통한 3선시도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아르헨티나 총영사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반정부 시위 가열야권 "페르난데스 정부 민심 외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최근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 집권 이래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은 아르헨티나 주요 도시에서 최근 발생한 시위가 심각한 민심 이반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면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11(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 850~7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해 코르도바, 살타, 로사리오, 멘도사, 산타페, 라 플라타, 바릴로체 등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일어났다.

브라질 상파울루,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오스트리아 빈,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 등에 사는 아르헨티나인들도 시위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지난 913일에도 20만 명이 참가한 시위가 발생한 바 있다. 12월 초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대는 인플레율 조작 시비, 달러화 거래 규제 강화, 대도시 범죄율 증가, 언론자유 탄압, 부통령의 부패 의혹 등을 들어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3선 시도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를 애써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개입돼 있다"며 시위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보수우파 야권을 시위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인 아니발 페르난데스 상원의원은 "정부는 시위에 대해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의 이런 태도는 야권과 국민의 반발을 자초했다. 야권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국민을 멸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폭증하고 있다.

언론도 친-반 정부로 갈려 논쟁을 벌이고 있다. 라 나시온(La Nacion) 등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은 반정부 시위를 '역사적 행동'으로 표현했다. 일간지 파히나(Pagina) 12 등 친정부 매체들은 시위 지도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3선 시도설이 반정부 시위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3선 시도에 부정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매니지먼트 & 피트(Management & Fit)가 지난 4일 발표한 조사 결과 65.9%가 개헌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 집권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해 1023일 대선 1차 투표에서 54.11%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고 1210일 임기 4년의 2기 정부를 출범시켰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최근에 개헌이 이뤄진 때는 1994년이다. 카를로스 메넴 당시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연임에 성공하며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집권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1/11 22: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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