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딸 "진정한 혁명가는 로맨티스트"

2012-12-03l 조회수 2556

생각에 잠긴 체 게바라의 딸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체 게바라'의 딸 아레이다 게바라가 30일 오후 서울 관악구 대학동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한쿠바교류협회(AICC)와 쿠바국제우호협회(ICAP) 초청으로 방한한 아레이다 게바라는 이날 강연에서 아버지 체 게바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2012.11.30 kane@yna.co.kr

알레이다 게바라 마치, 서울대 강연회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아버지가 가진 가장 큰 자질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진정한 혁명가라면 '로맨티스트'여야 한다고 아버지는 말했습니다."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의 딸 알레이다 게바라 마치(52)30일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아버지는 타인을 존중할 줄 알아야만 협력을 이룰 수 있고, 그렇게 힘을 합쳐야만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꿈을 꾼다면 그 꿈을 이루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꿈을 이뤄주길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게 아버지의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혁명가란 그런 사람들이며 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통해 삶의 존엄성을 직접 보여줬다. 그런 아버지를 열렬히 사랑한다"고 체 게바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의사였던 체 게바라의 뒤를 이어 소아과 의사가 된 그는 "쿠바에서는 의료 서비스가 무상이기 때문에 의사라는 직업은 봉사직이다. 아버지는 '우리의 손님은 오직 국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자란 고장에서 사람들이 내게 보여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의사가 됐다"고 말했다.

알레이다 게바라는 4살이던 1965년 체가 반군지원 활동을 위해 아프리카 콩고로 떠난 뒤 아버지를 영영 만나지 못했다.

그는 연단에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아버지를 회고하면서 체 게바라가 가사를 붙였다는 쿠바의 노래 한 소절을 부르기도 했다.

그는 체 게바라가 티셔츠 디자인 등으로 사용되며 자본주의의 '상품'이 되는 것에 반대의 뜻을 표하며 "아버지의 사진 만을 대중에게 알리고 그가 가진 의미를 망각하게 하는 일련의 활동이 일어나고 있어 '체 게바라 연구소'를 통해 법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바에 대해 왜곡된 정보가 많이 퍼져있어 안타깝다. 쿠바의 대표와 사회주의 체제는 국민이 선택한 것이다. 쿠바의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진다면 그 역시 국민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쿠바는 체 게바라의 정신을 통해 사회주의를 완성해야 하며 그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알레이다 게바라는 체 게바라 사후 4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영화 '체 게바라: 뉴맨'의 개봉에 맞춰 한쿠바교류협회(AICC)와 쿠바국제우호협회(ICAP) 초청으로 29일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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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1/30 18: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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