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멘 우루과이…중남미 마리화나 합법화 확산할듯

2013-08-02l 조회수 2910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EPA=연합뉴스DB)


우루과이 하원 관련 법안 승인…연내 상원 통과 예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우루과이 정부의 마리화나 합법화 노력이 진전을 이루면서 중남미 지역으로 확산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브라질의 주요 언론은 1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정부의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사실을 전하면서 중남미 다른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우루과이 하원은 전날 14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의원 96명 가운데 50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졌으며, 올해 안에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상원은 여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이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정부가 마리화나와 파생제품의 수입, 식목, 재배, 수확, 생산, 저장, 판매, 배급 등 모든 과정을 관장하도록 했다. 일반인이 당국에 등록하면 마리화나를 6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고, 월 40g까지 마리화나를 살 수 있다.

정부와 여당 의원들은 마약 불법거래가 조직범죄를 조장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마리화나 소비가 2배나 증가한 현실을 고려해 양성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은 마리화나 소비가 건강을 해치는 점 등을 들면서 법안에 반대했다. 이번 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63%가 마리화나 합법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루과이 정부가 추진하는 마리화나 합법화는 그동안 많은 논란을 낳았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마리화나 합법화가 마약 사용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약밀매를 억제하려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마리화나를 마약밀매 업자들의 손에서 떼어 내려는 것이 합법화의 취지"라고도 했다.

최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에서 열린 가톨릭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남미에서 벌어지는 마리화나 합법화 움직임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교황은 마리화나를 비롯한 마약 밀매업자들을 '죽음의 상인'이라고 부르며 "마리화나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면 마리화나 확산을 억제하거나 의존도를 낮출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 국제마약범죄사무국(UNODC)이 "마리화나 흡연자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변화를 겪게 되고 더 강한 약물로 옮겨간다"고 경고한 것과 같은 의미다. 이에 대해 마약 전문가들은 교황이 마리화나 사용을 범죄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마리화나 자유화'와 혼동한다고 반박하면서 "마리화나 합법화는 정부의 규제 역할을 강화하자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중남미에서는 우루과이 외에 칠레,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02 00: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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