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아마존 개발보류 보상' 6년만에 무산

2013-08-19l 조회수 2178

에콰도르의 아마존 원유 채굴 계획에 반대하는 현지 시위 (AP=연합뉴스)


국제사회에 4조원 요구했다 0.3%만 받아…주요국 '위선' 비난

기금 투명성 등 영향…환경파괴 우려에도 원유 채굴 추진

(키토<에콰도르> AP·AFP=연합뉴스) 에콰도르가 아마존 열대림에서 원유채굴을 하지 않는 대가로 세계 각국에 36억 달러(약 4조89억원)를 요구했다가 6년 만에 퇴짜를 맞았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개발 보류 보상금 방안을 철회하고 국익에 따라 야수니 국립공원 지역의 원유채굴 승인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야수니 공원은 에콰도르 동부의 아마존 우림지대로 채굴 시 대규모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 이곳에는 3개 유전에 9억 2천만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에콰도르의 전체 원유 보유량 중 20%에 달하는 규모다.

코레아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세계가 우리를 실망시켰다"면서 온실가스를 대거 배출하는 국가들이 '엄청난 위선' 탓에 보상금 지연을 주저해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야수니 공원이 채굴되면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대표적 오염물질인 이산화탄소가 전 지구적으로 4억1천만t이 더 배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한국이 2011년 한 해 배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67.2%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상금 계획은 2007년 코레아 대통령이 제안한 대안으로 애초 참신한 지구온난화 해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대다수 선진국이 지급을 꺼리면서 에콰도르가 지금껏 확보한 돈은 요구치의 0.37%인 1천300여만 달러에 그쳤다.

이처럼 부진한 결과는 투명성 부족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레아 대통령이 보상금을 어떻게 쓸지를 일방적으로 정하겠다고 못박으면서 애초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유럽 국가들이 대거 이탈했다.

채굴 계획 승인을 결정할 에콰도르 의회는 코레아 대통령의 지지파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코레아 대통령은 실제 채굴에 쓰이는 땅이 공원의 1% 미만이라 환경피해가 작고 빈민층의 이익 등을 위해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이곳 정글에는 2개 원주민 부족이 수렵·채집 방식으로 산다.

산유국 에콰도르는 국가 예산의 3분의 1을 석유에 의존한다. 야수니 공원 채굴로 창출할 수 있는 매출은 앞으로 10년 동안 72억달러(8조17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제환경법센터의 맷 파이너 박사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지만 환경적 가치가 큰 열대우림을 지킬 대안이 실패했다는 점 때문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ta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16 17: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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