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남미공동시장…"올해가 확장·정체 고비"

2013-08-19l 조회수 2326

지난 7월 우루과이 남미공동시장 정상회의(EPA=연합뉴스DB)


파라과이 복귀 신호…볼리비아 가입 추진, 에콰도르는 검토 중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올해 남미대륙의 유력한 경제블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말 베네수엘라를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데 이어 올해 안에 회원국 자격이 정지된 파라과이를 복귀시키고 볼리비아와 에콰도르의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6월 파라과이에서 대통령 탄핵 사태가 발생하자 회원국 자격을 정지시켰다. 이 상태에서 보수우파가 장악한 파라과이 의회의 반대로 지연되던 베네수엘라의 가입을 밀어붙였다.

메르코수르는 파라과이에서 오라시오 카르테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데 맞춰 15일(현지시간)부터 자격 정지 조치를 중단했다. 그러나 파라과이는 베네수엘라 가입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브라질은 파라과이가 메르코수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자체 인프라개발기금(Focem) 가운데 6억 달러를 파라과이의 각종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파라과이 국내총생산(GDP)의 30%는 브라질을 비롯한 메르코수르 회원국들과의 통상·투자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정부는 늦어도 연말까지는 파라과이의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볼리비아와 에콰도르가 가입하면 메르코수르의 세력은 급팽창할 전망이다. 볼리비아는 현재 가입 절차를 밟고 있고, 에콰도르는 적극 검토하는 단계다.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는 현재 콜롬비아, 페루와 함께 남미지역의 또 다른 블록인 안데스공동체(CAN) 회원국이다.

메르코수르는 다른 블록에 속한 국가의 회원국 가입을 금지한 규정을 풀어서라도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가입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메르코수르가 회원국 확대를 통한 세력 확장을 서두르는 것은 이 지역에서 새로운 대안 블록으로 떠오른 태평양동맹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지난해 6월에 등장한 태평양동맹은 멕시코와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 4개국으로 이뤄졌다. 태평양동맹은 인력과 상품, 서비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무역, 에너지, 인프라 통합을 목표로 한다. 태평양동맹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20여 개국이 옵서버로 참여하고 있다.

1991년에 출범한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가 회원국이다. 5개 회원국의 인구는 2억7천900만명, 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58%인 3조3천억 달러다. 태평양동맹 4개국의 인구는 2억900만명,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중남미 전체의 35%에 해당하는 2조 달러에 달한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17 03:4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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