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번에 베네수엘라와 악수?

2015-08-16l 조회수 1663

미얀마 쿠바 이란···다음은 베네수엘라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적과의 악수’ 다음 대상이 ‘중남미 반미 블록’의 중심인 베네수엘라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자문관인 톰 새넌은 지난 4월 이후 두 차례 베네수엘라를 방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만났다.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 달 쿠바와 대사관 개설에 합의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협의하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지난 달에는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했다. 외교가에서는 4월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잠깐 만난 오바마와 마두로 대통령간의 ‘교감’이 이러한 전환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방향을 선회한 데는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와 이에 따른 중남미 지역의 ‘전염’ 가능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국고수입의 95%를 차지하는 원유가격의 급락으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7월 배럴당 96달러였던 베네수엘라 산 원유 가격은 1년 만에 45달러대로 떨어졌다. 7월 말 현재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고는 150억 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4분기에 베네수엘라와 국영석유회사가 갚아야 할 채무가 50억 달러, 내년에 돌아오는 채무가 100억 달러에 이른다. 물가 부족도 심각해 정부가 인플레 관련 통계 발표를 중단했을 정도다. 리카르도 하우스만 하버드대 교수는 “베네수엘라가 내년에 약품과 우유 등 생필품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베네수엘라로부터 싼 가격에 원유를 공급받고 보조금을 지원받아온 인근 중남미 국가들도 심각한 경제위기에 함께 빠져들 수 있다는 게 미 국무부의 판단이다. 

세계전략 차원에서의 이점도 물론 계산됐다. 베네수엘라는 경제제재 속에서도 러시아 시리아 이란 등 미국의 적대국들과 경제협력 및 군사지원을 강화해 왔다.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반미 블록의 한 축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경제난과 부패에 항의하는 시위 격화와 외화 부족으로 궁지에 몰린 마두로 대통령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다.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의 카를로스 로메로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그동안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온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등 다른 남미국가들이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도 마두르 대통령을 초조하게 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선언이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줬다”고 말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외교 관계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정권이 들어서면서 급격히 악화했고 2010년부터는 서로 대사도 두지 않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초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때 발생한 살인과 폭력 등 인권 유린과 관련해 베네수엘라의 군·정보기관 등의 고위 관리를 제재하는 법안에 지난해 말 사인함으로써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올해 3월 미국은 베네수엘라 고위 관리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출처: 국민일보 (2015.8.11)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741182&code=611315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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