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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_20100218_경제위기와 라틴아메리카의 민주주의

2011-03-02l 조회수 2548

세계 경제 위기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기대하지 않았던 효과를 가져왔다. 퇴행과 혼란을 점치던 것과는 달리, 라틴아메리카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그 영향이 작았으며, 더욱이 지역민들이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말에 발표된 ????라틴아메리카 지표 보고서 2009????(Informe Latinobar?metro 2009)는 이 점을 보여주고 있다. 18개국에서 실시된 이 보고서의 대규모 여론조사는 경제와 범죄 문제에 대한 라틴아메리카인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로 보다 관용적이고 보다 행복하며 미래에 대한 보다 큰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라티노지표(Latinobar?metro)의 분석가들은 “역설”이라는 용어로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그들에 따르면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는, 라틴아메리카의 GDP가 약 1.6% 감소하던 1년 동안의 경제 위축기에 증가했다.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옹호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작년 조사보다 2% 상승한 59%를 기록했다. 2001년 아시아 경제위기 동안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율이 48%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결과이다. “이 자료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라고 보고서는 주장하고 있다. 발행인인 칠레의 마르타 라고스(Marta Lagos)에 따르면 “경기 변동에 따라 부침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모든 차별적인 요인들에 반응하고 있다.”

이런 역설에 대한 설명은 앞선 10여년 동안 진행된 일련의 개혁조치(환율 유연성, 신중한 재정 정책, 외채 감소 등) 들로 인해 라틴아메리카가 위기에 대해 보다 더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그리고 경제 위기의 충격이 “고귀한 5년(quinquenio virtuoso, 2003-2008)"에 의해 완화된 것처럼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지역의 경제는 연평균 4.8%의 성장을 기록했고 이는 중산층의 증가와 약 10%의 빈곤층의 감소를 가능하게 했다. 책임성 있는 정책의 채용과 지속은 정부의 이미지를 개선했다. 각국 국민들은 자국 정부가 위기를 관리하는 형식에 대해 동의하고 있으며, 이 점은 라틴아메리카 경제에 대한 OECD의 최근 보고서에서도 드러났다. “80년대의 경제 위기가 이 지역을 파괴했다면, 이번 경제 위기는 국민들이 용인하는 공공정책에 제한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아마도 이로 인해, 응답자들 중 절반에게 있어 경제적 문제(인플레이션, 실업, 빈곤)가 시급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에 대한 지지가 2008년 52%가 2009년 59%로 늘어났으며, 에콰도르와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모든 나라들에서 다수로 나타났다.

경제에 대한 보다 부정적 전망을 가진 나라들은 니카라과와 온두라스이고, 여기에 멕시코, 과테말라, 아르헨티나가 더해진다. 반대로 가장 신뢰하고 있는 나라는 브라질, 파라과이, 파나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칠레이다.

이런 낙관주의는 정부를 지지하는 비율에 나타난다. “대통령들이 이 위기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었다. 왜냐하면 그들의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자국에서 민주주의 체감도를 개선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라틴아메리카 인들의 평균 60%는 자국의 통치권자를 지지했고, 칠레, 브라질, 엘살바도르 그리고 파나마에서는 이 비율이 80%에 육박했다. 반대로 아르헨티나, 페루,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통치자들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예외적으로 높은 대통령에 대한 이런 지지에 대해 라티노지표의 분석가들은 여론 조사에서 심각한 불신을 보여주고 있는 의회와 정당과 같은 다른 제도들을 약화하는 “초 대통령주의(hiperpresidencialismo)” 대한 일정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런 위험은 라틴아메리카 많은 나라들을 흔들며 제도적 취약점을 보다 강화할 수도 있는 “재선주의 물결”에 의해 확대되고 있다.

민주주의 체감에서 보이는 한계와 권위주의적인 태도에서 보이듯이 여론조사는 일정한 불일치점을 보여 준다. 실제로 “정치 시험”에 적정한 형식으로 응답한 “완벽한 민주주의자”는 8%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70%를 넘는 사람들은 처칠처럼 민주주의가 가장 나쁘지 않은 통치 제도라고 믿었다. 그리고 이점이 중요한데, 응답자의 1/3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을 넘어서는 수단에 의지하는 것에 동의했다.

온두라스의 경우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76%의 라틴아메리카 인들과 58%의 온두라스인들은 지난 6월 벌어진 마누엘 셀라야(Manuel Zelaya)정권의 전복에 대해 반대를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일치성은 42%(온두라스의 경우 48%)가 군부가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을 몰아내는 것에 찬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서 드러난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어떤 전제 하”에서도 군사 정부를 결코 지지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65%에 달했다. 그리고 대부분은 비교가능한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2009년 동안 13개국에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진행된 선거전을 통해 분석가들은 좌파로 분류된 정부들 사이의 커다란 차이들로 인해 “좌파로의 전환”을 말할 수 없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반대로, “정치적 실용주의와 국가적 상황들이 라틴아메리카에서 교조주의위에 자리잡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조사에는 지도자들에 대한 라틴아메리카 차원의 평가도 포함되어 있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그 뒤를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 스페인의 환 카를로스 왕이 이었다. 일년 더 다니엘 오르테가(니카라과), 피델 카스트로(쿠바),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가 가장 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칠레 산티아고에 자리한 비정부기구인 라티노바로메트로에 의해 수행된 이번 연구는 쿠바를 제외한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9월-10월 사이 2만명 이상의 인터뷰를 통해서 진행되었고, 오차 범위는 약 3%이다. (El pa?s, 2009.12.11)

(보고서 보기 http://www.latinobarometro.org/latino/LATContenidos.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