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뉴스

박원복_20100218_456주년을 맞이한 남미 최대 도시 상파울루

2011-03-02l 조회수 2668

남미에서 가장 큰 도시인 브라질의 상파울루시가 지난 1월 25일자로 건립 456주년을 맞이했다. 포르투갈 선교사들에 의해 작은 교회당으로 출발한 상파울루 시는 2009년 12월 말부터 2월초까지 40차례 연속적으로 게릴라성 폭우에 시달렸지만 거대한 메트로폴리탄으로서의 그 모습은 역동적인 현 브라질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상황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세계에서 19번째로 부유한 도시이자 지구상에서 14번째로 가장 세계화된 도시로서(Globalization and World Cities Study Group & Network) 연간 약 1,000만여 명의 인구가 관광과 비즈니스를 위해 이곳을 드나든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특히 이 가운데 27%는 외국인이며 이 외국인들 중 38%는 유럽에서, 30%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21%는 메르코수르에서, 7%는 여타 중남미 국가에서 그리고 4%는 아시아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이다. 나아가 410개의 호텔(모텔 제외), 280개의 영화관, 88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 75개의 도서관, 72개의 쇼핑센터, 7개의 축구장, 69개의 스포츠클럽, 32,000대의 택시(중남미 최대 택시 보유 도시), 5,000개의 애완동물 가게, 12개의 골프클럽, 5개의 테마파크, 1,000여개의 피트니스클럽, 주당 100여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오르는 것도 상파울루 시가 세계적인 도시이자 브라질의 진정한 사회, 문화적 중심지임을 보여준다.
 또한 1500년부터 식민 지배를 위해 들어왔던 유럽 포르투갈인들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유대인, 팔레스타인, 일본인, 중국인, 프랑스인, 아프리카 흑인, 여타 아랍인 등등 45,000여명의 한국인까지 전 세계 각 국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기에 문자 그대로 인종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그러다보니 상파울루 시는 전 세계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의 사시미에서부터 멕시코의 또르띠야 그리고 터키의 케밥과 한국의 김치까지 모두 이 도시에서 맛볼 수 있다. 특히 2,700여만 명에 달하는 이탈리아 이민과 그 후손들 덕분에 상파울루 시내의 1,500여 피자집에서는 시간당 40,000개의 피자가 만들어지고, 250여 개에 이르는 일본 식당에서는 스시가 시간당 16,800여개 만들어진다. 사실 상파울루 시는 이탈리아 외부에 존재하는 도시들 중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이탈리아인 도시이며 일본 영토 밖에 존재하는 가장 큰 일본인 거주 도시이기도 하다.
총면적 1,501평방킬로미터에 2009년 기준으로 약 1,100만여 명(인근 광역지역을 포함하면 1,800만 명)이 살고 있는 상파울루 시는 456년이라는 노인(?)의 나이지만 현재 살고 있는 주민의 평균 연령은 32.2세로써 남자가 24.5세인 반면에 여성의 평균연령은 40.1세에 이른다. 다시 말하면 전형적인 젊은 비즈니스 도시라는 것이다. 브라질 100대 기업 가운데 38개사가 상파울루 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브라질에 들어와 있는 외국 대기업의 63%가 이곳 상파울루에 활동 본거지를 두고 있다. 그 덕분에 상파울루 시는 브라질 전체 GDP의 15% 차지하고 있다(2005년 기준).
하지만 이 공룡도시에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산적해있다. 예를 들면 총 10,000여 대의 버스와 550만대의 각종 차들이 움직이는 이 도시에서,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인 지하철은 총연장길이 57.6킬로미터에 4개 노선밖에 없다. 13호선이 개통된 우리나라의 서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이 지하철이 하루에 250여만 명을 수송하지만 총 인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고 그러다보니 자가용이 주된 교통수단이 됨으로써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야기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상파울루는 분초를 다투는 비즈니스맨들의 발로써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500대의 헬기를 소유한 도시가 되었다. 나아가 리우데자네이루에서의 마약 및 갱단 소탕 작전이 치열해지면서 일련의 범죄 집단이 상파울루로 활동영역을 옮겨옴으로써 치안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예를 들면 상파울루 시에서는 2009년 기준으로 하루에 평균 3.38명이 살해되고 있으며 소매치기와 강도는 하루 평균 821건이 일어나고 자동차 절도 역시 하루에 216.7건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의 고평가로 인하여 현재 우리나라 서울 물가의 두 배가 넘는 상황이지만 상파울루 시를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수많은 이들의 삶과 애환이 어려 있는 정겨운 곳이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속편인 『햇빛사냥』 말미에 어느 덧 40대가 되어 겨울 가랑비를 맞으며 상파울루의 밤거리를 걸어가는 제제의 모습을 기억해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