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뉴스

푸에르토리코 '우리도 자결권 달라'

2008-06-12l 조회수 3320


기사입력 2008.06.11 11:20
(서울=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 "우리에게도 자결권(自決權)을 달라."
카리브해의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11일 보도했다.

그 선두에 나선 것은 푸에르토리코 대중민주당 소속의 아니발 아세베도 빌라 푸에르토리코 주지사. 아세베도 빌라 주지사는 최근 유엔 탈식민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은 푸에르토리코에 스스로 지위를 결정할 민주적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시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꼴사납고 당파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면서 "나는 과거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푸에르토리코가 '성장할 권리'를 사수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는 1898년부터 미국의 지배를 받아왔으며 1952년 국방ㆍ외교ㆍ통화를 제외한 내정을 이양받아 미국의 자치령이 됐다.

아세베도 빌라 주지사는 이어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의 자결권 확보를 위한 유엔 차원의 지지를 촉구하면서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될 지, 독립을 추진할지는 자결권이 확보된 뒤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해 과거와는 달라진 입장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푸에르토리코의 자치령 지위 유지를 지지하며 야당인 신진보당의 '미국 51번째 주(州) 편입안'이나 푸에르토리코 독립당의 '완전한 독립안'에 반대해왔던 대중민주당이 이제는 태도를 바꿔 자결권 수호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엔 탈식민특위는 아세베도 빌라 주지사의 탄원을 받아들여 미국에 푸에르토리코의 자결권 인정과 독립운동 관련 수감자 전원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