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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신임투표 승리

2008-08-12l 조회수 2880


기사입력 2008-08-11 19:03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0일 실시된 신임투표에서 승리함에 따라 그가 추진해온 기간산업 국유화 등 사회주의 개혁이 탄력을 받게 됐다. 그러나 이날 동시에 실시된 8개 주지사 신임투표에서 반(反)모랄레스 성향의 주지사들도 대거 승리해 향후 볼리비아 정국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볼리비아 국영방송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 모랄레스가 63.5%의 지지를 얻어 신임투표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그가 2005년 12월 대선에서 얻은 53.75%보다 높은 수치다. 공식 선거 결과는 1주일쯤 뒤 발표된다.

모랄레스가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천연가스 산업 국유화와 사유지 보유한도 규제 등 부(富)의 재분배 정책이 힘을 받게 됐다. 이번 투표에선 가난한 원주민들이 주로 사는 서부 고원지대에서 몰표가 나왔다.

그러나 모랄레스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신임투표에서 살아남은 동부지역 주지사들을 중심으로 한 모랄레스 반대 진영의 저항이 거세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산타크루스 타리하 베니 판도 포토시 등 5명의 주지사는 재신임을 받았으나 라파스 코차밤바 오루로 등 3명의 주지사는 낙선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산타크루스 타리하 베니 판도 등 4개주는 이미 주민투표를 통해 모랄레스 정책에 반대하는 주정부 자치권 확대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이들 4개주는 천연가스와 농·축산업의 중심지로 볼리비아의 부가 집중돼 있다.

재신임에서 79%의 지지율을 얻은 루벤 코스타스 산타크루스 주지사는 "독재정치를 막겠다"며 "모랄레스는 산타크루스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파스와 코차밤바 주지사는 반모랄레스 성향이고, 오루로와 포토시 주지사는 친모랄레스 성향이다. 추키사카주는 주지사 신임투표를 하지 않았으나 11월에 모랄레스의 개혁정책을 놓고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동시 선거로 모랄레스의 입지가 강화되기는 했지만 선거 이전과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분석이다. 양측의 타협과 양보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학의 에두아르도 가마라 교수는 "양측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지 않는다면 충돌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