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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軍, 과격시위 주도 혐의 野주지사 체포

2008-09-17l 조회수 2790


기사입력 2008-09-17 01:54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 군이 최근 북부 판도 주(州)에서 벌어진 과격시위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야권 소속의 레오폴도 페르난데스 주지사를 체포했다고 EFE 통신이 볼리비아 라디오 방송 에르볼(Erbol)을 인용, 16일 보도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밤부터 판도 주에 계엄령을 선포한 상태이며, 페르난데스 주지사에 대한 체포령은 계엄 선포 당일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볼은 페르난데스 주지사가 판도 주의 주도(州都)인 코비하 시에서 체포됐으며, 시위 주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볼리비아 정부와 군은 페르난데스 주지사의 신병을 곧 수도 라파스로 옮겨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볼리비아 군은 페르난데스 주지사 외에도 수십명의 시위 주도자들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리비아 정부는 판도 주에서 벌어진 시위로 1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으며, 106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30명에 달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페르난데스 주지사 체포에 따라 판도 주와 함께 반(反) 모랄레스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산타크루스, 베니, 타리하 등 야권 지역 주 정부와 시민단체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지난달 말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와 사유지 보유한도 규제 강화, 원주민 권익 향상 등을 담은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곧바로 시위가 벌어졌다.

이와 함께 모랄레스 대통령이 야권을 대표하는 마리오 코시오 타리하 주지사와 정국혼란 수습책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페르난데스 주지사 체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주목된다.

한편 남미대륙 12개국이 참여하는 남미국가연합은 전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특별정상회의를 갖고 모랄레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만장일치로 선언하는 한편 볼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야권 시위대의 공공기관 건물 점거 중단과 판도 주에 대한 국제기구의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남미국가연합의 중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조만간 남미국가연합 또는 미주기구(OAS) 조사단이 볼리비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