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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순방길’ 나선 차베스…새 전략구축 시도, 국제사회 주목

2008-09-25l 조회수 3029


기사입력 2008-09-22 18:16 
남미의 대표적 반미주의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쿠바를 시작으로 5개국 해외 순방길에 나섰다. 그는 쿠바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 포르투갈을 차례로 방문한다. 당초 벨로루시도 들를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차베스는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여러 모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2일 보도했다. 그루지야 전쟁으로 서방과 대치 중인 러시아는 최근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 남미와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차베스는 또 러시아, 중국 등으로부터 무기도 수입할 예정이어서 다시 한번 미국과의 갈등이 점쳐지고 있다.

차베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순방은 큰 전략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틴 아메리카 분석가인 콜린 하딩은 라디오 프랑스(RFI)에 “차베스는 국제사회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해 새로운 국제적인 전략구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쿠바 아바나에서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 라울 카스트로 현 의장 등을 만난 차베스는 중국으로 날아가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회담을 연다. 차베스는 중국으로부터 훈련 및 경전투용인 K-8카라코품 전투기 24대를 구입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또 원유 정제소 건설을 비롯한 공동유전 개발 및 유조선 건조 계획 등이 포함된 에너지 협정도 체결할 예정이다. 양국은 60억달러(중국 40억·베네수엘라 20억)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 조성을 발표한다. 중국은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수입 중이며, 베네수엘라는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을 줄이기 위해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에서도 무기를 구매할 계획이다. 차베스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미 국가들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러시아와의 강력한 우호관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영국 타임스는 최근 “러시아가 베네수엘라 등 반미 국가들과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35기 등의 공급 계약을 서두르면서 미·러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베스의 프랑스 방문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지며, 포르투갈에서는 경제협력 협정 등을 체결할 예정이다.

<도재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