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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위협속의 아마존 환경운동가들

2008-12-26l 조회수 3272

기사입력 2008-12-22 18:10 (경향)

ㆍ‘선구자’ 치코 멘데스 20주기 “상황 변한게 없다”

브라질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가 아마존 삼림보호 운동을 하다 벌목꾼들에게 살해된 지 꼭 20년이 지났다. 브라질 정부와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동지였던 멘데스의 2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기념식을 성대히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활동중인 그의 후예들은 지금도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브라질 가톨릭 토지위원회(CPT)는 멘데스 20주기를 맞아 21일 환경보호 운동가들에 대한 위협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톨릭 주교를 포함해 환경운동가 260명이 벌목기업가들과 거대 농장주들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2월에는 땅 없는 농민들을 위한 토지분배운동을 벌여왔던 프란시스코 다 실바라는 51세 운동가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2005년에는 미국 출신의 도로시 스탱 수녀가 역시 벌목꾼들에게 사살됐다.

아마존 오지 싱가라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프랑스 사제 프레이 앙리 데 로시에르에게는 5만헤알(약 2700만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아동성매매 금지운동을 벌여온 오스트리아 출신의 돔 크라우틀러 주교, 여성 환경운동가 마리아 다 코스타 등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 CPT는 “멘데스 사후 20년이 흘렀지만 아마존의 숲을 지키려는 이들은 여전히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CPT는 내년초 환경운동 탄압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고무나무 수액 채취 노동자였던 멘데스는 1960년대 고무값이 폭락한 뒤 환경운동에 눈을 떴다. 룰라 대통령과 함께 노동자당 창당을 이끌었다.

그는 개발업자들에 맞서다 88년 12월22일 가족들 앞에서 살해됐다. 그의 이야기는 <불타는 계절>이라는 영화로 세계에 알려졌고, 그는 아마존 환경운동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숲을 보호하려는 이들의 목숨 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파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디언은 개발에 파괴된 아마존 삼림이 지난해 9월 이래 1년 동안 64%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구정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