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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재선

2009-12-15l 조회수 2711


| 기사입력 2009-12-07 21:55

[한겨레] 출구조사 62~63% 득표…원주민 권리강화 탄력 전망

‘원주민 출신’ 첫 볼리비아 대통령으로 주목받았던 에보 모랄레스(50)가 재선에 성공했다.

6일 치러진 대선에서 그는 2개 여론조사 기관의 출구조사 결과, 62~63%를 득표해 당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상대 후보인 만프레드 레예스 빌라 전 주지사는 23~25% 득표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코카인을 재배하던 원주민 출신으로 2005년 12월 대통령에 당선된 모랄레스는 지난 1월 단임제 헌법을 고쳐, 5년간 연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이날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모랄레스가 이끄는 사회주의 운동당(MAS)은 상원에서도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얻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게 됐다.

이로써 모랄레스가 추진해온 사회주의 개혁과 원주민 권리 강화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는 에너지산업 국유화 등의 조처를 단행하고, 원주민의 자치권 및 토지 재분배 등도 강화해왔다. 모랄레스는 천연가스 판매수입 등을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원주민 지원에 투입하면서, 대부분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원주민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냈다. 모랄레스는 이날 승리가 확실시되자 “변화의 속도에 박차를 가할 책임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대외적으로 보여왔던 반미노선을 계속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그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반미 노선을 내걸고 지난해 9월 미국 대사를 추방하는 등 수차례 갈등을 빚어왔다. 모랄레스가 재선됐지만, 동부 저지대 중심의 백인 기득권층의 반발 등은 앞으로도 갈등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