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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룰라 빠진 대선'… 새 '경제 대통령' 누가 되나

2010-01-29l 조회수 3076


[2010 세계는] 이슈와 전망 ● 브라질 대선(10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없는 브라질을 누가 이끌 것인가.

오는 10월 3일 실시되는 브라질 대선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세계 9위 경제 대국이 된 나라의 새 수장이 누가될 것인지가 관심인 것이다. 룰라 대통령은 군사정권 이후 첫 대선이 실시된 1989년부터 2006년까지 다섯 번 대선에 출마해 2002년, 2006년 두 차례 당선됐으며 이번에는 3선 연인 금지 규정 때문에 출마하지 못한다. 이번에 21년만에 처음으로'룰라 없는 대선'이 치러지는 셈이다.

지난해 말 여론조사기관인 다타폴랴의 주요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중도성향 제 1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조제 세하 상파울루 주지사가 37%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집권 노동자당(PB) 예비 후보인 딜마 호우세피(여) 수석장관은 23%로 뒤를 이었다. 브라질 사회당(PSB) 시로 고메스 연방하원의원과 녹색당(PV) 마리나 실바(여) 상원의원이 각각 13%, 8%를 기록했다. 현재로서는 금융 수도인 상파울루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세하 주지사가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1위 후보의 득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위 득표자 두 명이 결선에 나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메스 의원과 실바 상원의원은 호우세피와 같이 좌파 성향이다. 여성인 실바 의원이 중도 하차하거나 1차에서 낙선할 경우 여성 유권자들이 호우세피 장관에 몰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호우세피 장관이 국민의 절대적 신임을 받고 있는 룰라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다. 룰라 대통령은 "호우세피 장관은 대통령 자질을 갖췄으며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초 세하 주지사와 30%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14%포인트로 줄었다.

유력한 두 예비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20일 "결선투표에 오를 두 명중 누구도 브라질을 우파 성향으로 바꾸거나, 가난에서 국민을 구원한 (룰라의) 사회주의적 정책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선 연임이 금지된 룰라 대통령의 차차기 출마는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룰라를 못 뽑기 때문에 치르는 선거'라는 말도 무성하다. 지난해 10월 브라질 상파울루가 2016년 올림픽 개최 장소로 선정된 이후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80%가 넘었다. 브라질 국민들 사이에서는 "헌법을 고쳐 룰라가 3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여론이 거셌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