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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종교계, 동성결혼 허용 격렬 반발

2010-07-20l 조회수 3305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 종교계가 동성결혼 허용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동성결혼 허용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뒤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교계가 일제히 반대 시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 종교계는 성명을 통해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것은 사회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면서 "남녀 간의 혼인을 지키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계는 또 동성결혼 허용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다음 선거에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지난 14일 밤부터 장시간의 심의를 벌인 끝에 전날 새벽 동성결혼 허용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표, 반대 27표, 기권 3표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지난 5월 초 표결을 통해 찬성 126표, 반대 109표, 기권 5표로 이 법안을 가결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법안 통과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으며, 곧 이를 공포할 예정이다. 대통령 공포 절차가 끝나면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지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동성결혼 허용법안을 지지하는 것은 내년 말 선거를 앞두고 진보 진영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전체 국민의 75%가 가톨릭 신자들이라는 점에서 동성결혼 허용이 대선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여론조사에서는 동성결혼 허용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동성애 부부의 자녀 입양 권리를 인정한 데 대해서는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