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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대지진 이어 이번엔 콜레라

2010-10-26l 조회수 2536



올 1월 지진 참사로 수십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아이티에 콜레라가 대규모로 번져 지진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중미 최빈국을 또 다시 나락으로 밀어넣고 있다.

1월 12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나라 전체가 말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25만∼30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130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재민들은 참사가 난 지 10개월이 넘도록 수도 내.외곽에 마련된 임시 천막촌에 머물며 구호단체의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지진 참사로 수도나 전기, 의료시설 등 국가 기반시설이 대부분 파괴되면서 전염병 발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우려는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최소 150명 이상이 콜레라 증세로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약 1천500명 이상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현지에 전문가들을 급파한 22일에도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병원이 넘쳐나고 있지만 일손과 시설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감염 환자는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늘고 있으며 콜레라가 수도 포르토 프랭스까지 확산될 경우 피해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진 참사 후 현지에서 구호작업을 벌여왔던 국제기구와 단체들은 현 상황을 매우 우려스런 눈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적십자사는 AFP통신에 "이 곳(콜레라가 발발한 곳)은 지진에 직접 영향을 받은 곳이 아니지만 우리는 병의 확산 속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티 보건 당국과 협력하는 한 구호단체도 "오염된 강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된다. 아르티보니드강을 따라 북중부∼북서부 지역에서 병의 대부분이 발생했다. 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에 위생 차단선이 처졌다"고 전했다.

대규모 콜레라 발생은 그간 벌여왔던 지진 복구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사회로부터 100억 달러에 달하는 무상 원조를 받은 아이티 정부는 더디게나마 재건작업을 벌여왔지만, 콜레라 발생으로 복구 작업은 다시 뒷전으로 미뤄놓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아울러 한달 남짓 남은 대통령, 의회 선거에도 이번 전염병 사태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28일 있을 선거에서는 차기 대통령을 비롯, 110명의 상-하원 의원을 선출하게 되며 선거판은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일찌감치 과열, 부정선거가 우려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