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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카스 뒤덮은 붉은 인파에 차베스는 없었다

2013-01-12l 조회수 1836

환호하는 차베스 지지자들 (AP=연합뉴스)

집권 4기 정부 출범식에 지지자들 물결 넘실

'함성과 환호' 속 주인공 차베스는 '실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10(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도심에서 치러진 우고 차베스 집권 4기 정부 출범식은 수많은 '붉은 인파'로 뒤덮인 가운데 막강한 지지세를 과시하는 무대였다.

현지 국영TV 등에 따르면 붉은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차베스 지지자들은 지도자의 사진과 플래카드, 피켓, 사진, 국기를 이곳저곳에서 흔들며 집권 연장에 환호했고 행사장 위로는 공군 전투기가 떠올라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중앙무대 연단 위도 마찬가지로 붉은색 재킷을 입은 차베스 측근들을 중심으로 차베스 지지의사를 밝힌 중남미 좌파지도자들이 번갈아 연설을 쏟아내며 암과 사투를 벌이는 차베스를 향해 힘을 모았다.

사실상 행사를 주재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여 영원하라", "볼리바르 국민이여 영원하라"를 외치며 지지자들의 박수와 함성을 이끌어냈다.

대규모 집회 통제에 나선 경찰과 군인들도 인파에 파묻힌 채 연신 박수를 치며 흥이 난 모습이었다.

이날 중앙무대 단상 앞을 장식한 말은 "우리 모두가 차베스".

자리를 지키지 못한 차베스를 대신해 모두가 차베스로서 살아달라는 정부의 강렬한 호소처럼 느껴졌지만 한편으론 성대한 잔치의 주인공이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과 위기를 직감할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이날은 우연히도 차베스가 네 번째 수술을 받기 위해 쿠바로 떠난 지 한 달이 되는 날이라 그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영TV는 온 종일 지속된 생방송 동안 화면 하단에 '베네수엘라 헌법 수호를 위한 집회'라는 자막을 집어넣어 그간 위헌 논란에 섰던 대통령 취임선서 연기 조치에 정당성을 불어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국회의장과 권력암투설에 휩싸였던 마두로는 자신의 연설 동안 무대 앞으로 카베요를 불러내 어깨동무를 하고 포옹을 나누며 동지애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애써 증명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1/11 07: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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