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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해외로 놀러간다"…쿠바 여행자유화 기대감

2013-01-12l 조회수 2074

쿠바 정부가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자국민 해외여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사진은 지난 7일 수도 아바나의 시민들이 미국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 (AP=연합뉴스)

고비용 낮추고 절차도 간소화 "정부 개혁 일환"

국가 보안 이유로 출국막는 문제는 여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 14(현지시간)부터 쿠바 정부가 자국민 해외여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현지인들의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정부는 1959년 혁명 이후로 자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길목을 사실상 차단해왔다.

기존 해외에 나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출국 전에 정부로부터 '백색 카드'로 불리는 허가증을 받아야 했고, 방문국의 초청장도 있어야 했다.

무엇보다 평균 월수입이 고작 미화 20달러 수준인 국민에게 300달러가 넘는 출국 신청비와 초청장을 받기 위해 들여야하는 200300달러는 가장 큰 벽이었다.

11개월까지 해외 체류를 연장할 수 있었지만 30일마다 본국으로 돌아와 기간 갱신을 해야했던 문제는 장기간 체류를 어렵게 만든 요인이었다.

쿠바 정부는 고비용에 절차마저 복잡한 해외 출국절차를 본인의 여권과 방문국 비자, 항공권만 있으면 되도록 간소화했다.

최대 체류 기간 제한도 24개월로 두 배이상 늘렸다.

형 피델 카스트로부터 지도자 바통을 이어받아 경제개혁의 물꼬를 튼 라울 카스트로가 내놓은 가장 혁신적인 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척이 미국 마이애미에 사는 아나 릴리암 가르시아(16.) 11(현지시간) AP통신에 "미국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보고 싶다. 여행을 갈 수 있다"고 반겼다.

전문가들은 쿠바 정부가 외국에 장기간 머무는 국민이 늘면 해외송금은 물론 여행자가 가져오는 외환의 유입도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의 임의적 출국제한 조치는 그대로 남아있는 탓에 여행자유화 조치가 정책의 묘를 살릴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여행자유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출국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남겨뒀다.

이 규정은 민감한 국가 정보에 관여했던 사람이나 정부가 많은 돈을 들여 교육한 전문직 노동자, 특히 반체제인사들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로부터 19차례나 출국을 거부당했던 반체제 블로거인 요아니 산체스는 과거 정부 당국자들이 영원히 떠날 경우에만 출국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쿠바로) 돌아올 것을 생각해 짐을 싸두고 있다" "(이제는) 내가 나갈 수 있을까"라고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1/12 05: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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