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평화협상 3년…내전 종식 곧 다가오나
협정체결 기한 설정 뒤 전범 처벌 문제로 '삐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중남미에서 가장 오래가는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정부와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간 평화 협상이 19일(현지시간)로 3년을 맞았다.
2012년 이날 쿠바 아바나에서 시작된 평화 협상은 지난 9월 산토스 대통령과 FARC의 수장인 로드리고 론도뇨가 처음으로 대면해 '6개월 이내'에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로 약속함으로써 협상의 대(大) 전기를 마련했다는 국내외의 평가를 받았다. 특히 내전 범죄자 처벌에 관해 양측간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짐으로써 이러한 '이정표'가 마련됐으나, 기한이 내년 3월 다가오면서 전범 처벌 수위에 관한 이견이 불거져 다소 불안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협정 체결의 기한을 정하면서 양측은 전범의 처벌은 과도기적 성격의 재판소를 통해 징역형이 아닌 가택 연금 등 형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마약 범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건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협상이 다시 진행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전범 처벌의 수위와 대상을 전면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이견이 FARC 내부에서 불거진 것으로 관측된다.
FARC 측 협상 대표인 안토니오 로사다는 이달 초 "협정 체결 기한의 시점은 언제가 될지 두고 봐야한다"며 "이는 전범 처벌 문제에 대한 관점을 논의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말을 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FARC가 전범 처벌의 수위와 대상에 관해 완전한 의견 일치를 보느냐가 협정 체결의 기한을 준수할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전범 처리에 관한 문제가 완전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대외적으로 공표한 '데드라인'이 다가오고 있으나, 콜롬비아 국민의 절반 이상은 평화 협정의 체결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최근 갤럽이 콜롬비아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52%가 평화 협정이 도출될 것으로 본다는 대답을 했다. FARC와 협상을 본인 주도로 시작한 뒤 집권 2기를 맞은 산토스 대통령은 FARC의 쌍방 휴전을 그간 수용하지 않고 있다가 내년 1월부터 휴전하겠다고 최근 밝히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와 FARC 간 협정이 체결된다 해도 어려운 과제는 남는다. 콜롬비아 정부는 평화협정의 이행을 찬반 형식으로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반군은 헌법에 명문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제2반군인 민족해방군(ELN)도 평화협상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아직 정부와 실무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1964년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한 FARC가 결성되면서 본격화한 콜롬비아 내전은 정부군과 우익 민병대, 좌익 반군 간 충돌로 20만 명이 넘게 희생됐고 난민은 500만 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정부와 FARC는 지난 3년간 진행된 협상에서 토지 개혁과 FARC의 정치 참여, 마약 밀매 퇴치 등의 주요 안건에 합의하고 무장 해제와 희생자 보상 등의 안건을 남겨두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2015.11.20.)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1/20/0200000000AKR20151120018400087.HTML?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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