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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쿠데타의 전모

2011-03-03l 조회수 2985

에콰도르 쿠데타의 전모

김달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2010년 9월 30일 목요일 에콰도르 수도인 키토에서 경찰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했다. 쿠데타 발생의 핵심적인 이유는 공공 부문의 보너스 지급이 취소되어 이에 반발한 경찰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쿠데타 발생

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에 따라 공공 부문의 보너스 지급을 취소하자 키토의 주요한 경찰서(Regimiento I)의 경찰들은 공공서비스법(Ley de Servicio P?blico)에 따라 업무를 거부하면서 대통령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현 에콰도르 대통령인 코레아는 그러한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키토 경찰서(Regimiento I)에 갔다. 경찰서에 들어서자 쿠데타 경찰들이 대통령에게 언어적,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 현 대통령은 긴급히 인근의 경찰병원으로 피신했으나 그곳에서 쿠데타 경찰에 의해 감금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경찰병원에서 10여 시간 이상 감금당하다가 무장군대에 의해 구출되었다. 이 과정에서 10명이 사망했고, 274명이 부상당했다. 당시에 다른 쿠데타 경찰들은 몇몇 군인의 도움으로 의회와 공항을 폐쇄했고, 쿠데타경찰의 시위는 다른 도시에서도 발생했다.

무장군대가 쿠데타를 진압하면서 쿠데타에 참여한 58명의 경찰을 체포했고, 다른 가담자 264명에 대해서도 체포명령을 내렸다. 경찰병원에서 체포된 쿠데타 가담자는 키토 북쪽에 경비가 삼엄한 군 훈련소(Centro de Adiestramiento Canino)에 감금되었다. 이들은 반역죄로 1~6년 징역형이 예상된다고 한다. 당시 체포된 유일한 민간인은 아라우호(Fidel Ar?ujo)이다. 그는 군장성 출신으로 전 대통령인 구티에레스(Lucio Guti?rrez)가 총재로 있는 애국사회당(PSP)의 당원이면서 구티에레스 총재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다. 현 대통령인 코레아는 아라우호를 반란죄로 고발했고 9월30일 쿠데타 배후에는 구티에레스 총재가 있다고 외국 언론사에 언급했다. 또한 그는 쿠데타 배후에 미국의 극우파 보수 조직이 재정을 지원하면서 에콰도르의 국정불안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미국 극우파의 이러한 방식은 이미 2009년 6월 온두라스 쿠데타에서 이미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 대통령은 미국 오바마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다른 한편, 미주기구(OEA) 사무총장인 인술사(Miguel Insulza)도 워싱턴에서 개최된 미주기구 특별회의에서 에콰도르 사태에서 쿠데타 의도가 명백하다고 했다. 경제적 요인도 없진 않지만, 현 대통령의 사임을 유도하는 국정불안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에콰도르 쿠데타의 실패원인은 쿠데타 주동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정치적 지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제기구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현 대통령을 지지했고, 군부도 현 대통령을 지지한 것에서 대부분의 주요세력이 현 대통령을 지지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쿠데타 이후

10월6일 브라질에서 귀국한 애국사회당의 총재 구티에레스는 9월30일 쿠데타와 자신은 아무 상관이 없으며, 그 배후에는 자신이 아니라, 현 대통령인 코레아가 있다는 것이다. 즉 현 대통령이 쿠데타를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것이다. 코레아 현 대통령은 아직도 쿠데타는 끝나지 않았고 언제, 어디서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9월30일 쿠데타는 코레아 지지 규모와 정도를 측정하려는 시험이었고, 진짜 쿠데타는 지금도 준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째든 쿠데타 이후, 현 대통령은 에콰도르에 계엄을 선포했고, 주요 지역은 군인이 통제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 경호와 의회 경비를 군인에게 맡겼다. 오토바이를 타고 업무를 보는 경찰들은 그들의 무기를 압수당했고, 수도인 키토에 있는 주요 경찰대원들은 여러 지역에 분산시켜 전출시켰으며, 경찰 지휘관은 부하가 필요 없는 업무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경찰의 월급이 인상되었다.
<2010.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