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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경선에서 지우마 후보(여)의 승리 가능성 높아

2011-03-03l 조회수 2953

2차 경선에서 지우마 후보(여)의 승리 가능성 높아

박원복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지난 10월 3일 브라질에서는 대통령을 포함하여 주지사, 연방 상하원, 주 의회의원 등 총선이 실시되었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현 룰라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후세피(Dilma Rousseff) 여성 후보가 51%의 지지율을 얻고 있었기에 그녀가 1차 경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하여 첫 여성대통령이 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초점이 모아졌었다. 그 이유는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야당후보로서 상파울루주 주지사를 지냈던 주제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세하(Jos? Serra) 후보보다도 두 배가 넘는 지지율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지우마의 표가 46.91%였던 반면에 세하 후부는 32.61% 그리고, 룰라 정부에서 나와 녹색당(PV)으로 당적을 옮긴 뒤 대선후보로 나선, 마리나 시우바(Marina Silva)가 19.33%를 차지함으로써, 결국 오는 30일 2차 결선투표를 벌이게 되었다. 여기서 주제 세하와 마리나가 2차 경선에서 단일후보를 내고 1차 경선 때의 득표율에서 이탈이 없다면 지우마 후보보다도 야당 단일후보가 51.94%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어, 10월 30일 결선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한편 우리나라 언론은 1차 경선의 결과만을 본 탓인지 2차 경선에서 지우마 후보의 승리가 무난할 것이라면서 브라질에도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고 또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 조사도 이와 같은 결과를 예측하게 한다. 실제로 지난 18일과 20일 사이에 브라질의 신뢰 있는 여론 조사기관인 이보피(Ibope)와 최대 일간지 중 하나인 우 이스타두 지 상파울루(O Estado de S?o Paulo) 그리고 전국망을 갖춘 최대 민영방송사인 티비 글로부(TV Globo)가 공동으로 브라질 전국의 201개 도시 3010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의하면 지우마가 51%, 세하가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투표를 하는 것과 같은 시뮬레이션 방식의 이번 조사에서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사람과 무 응답자(총 4%) 그리고 무효표(5%)를 뺀 실제 유효표를 기준으로 보면 지우마가 56%를 차지한 반면에 세하가 44%를 차지, 12%의 격차가 발생하였다.

그런데 지난 11일과 13일에 실시된 이전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우마가 49%, 세하가 43% 그리고 유효표만을 생각했을 때는 지우마가 53%, 세하가 47%를 차지했었다. 즉, 일주일 사이에 두 후보의 격차가 6%에서 12%로 벌어진 것이다. 이것은 또 1차 경선에서 나타난 격차 14.3%(지우마가 46.9%, 세하가 32.6%)가 6%로 줄었다가 다시 원상 복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것은 1차 경선 직전에 불거진 지우마 후보 관련 비리가 희석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나아가 1차 경선에서 3위를 차지했던 마리나의 표가 모두 세하후보 편으로 몰리지 않고 양 후보에게 골고루 분산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에 열세를 감지한 야당의 주제 세하 후보는 최근 들어 자신이 집권할 경우라도 현 룰라정부의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우마 후보는 이에 질세라 전형적인 가정주부 이미지로 변신을 꾀하면서 여성 유권자들에게 파고 들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일에, 브라질 대중음악의 대부인 쉬쿠 부아르키(Chico Buarque)를 비롯하여 100여명의 예술가들이 지우마 지지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상황은 점차 지우마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한편 2차 경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1차 경선의 결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우선 지우마 후보는 북부와 북동부를 중심으로 강한 지지율을 나타낸 반면에 세하는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한 남동부와 서부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즉 지우마를 지지하는 지역 대부분이 저소득층 비율이 높고 학력도 떨어지며 주로 흑인과 혼혈이 많은 지역인 반면에 세하에 찬성표를 던진 곳은 상파울루를 위시하여 파나라 주(PR), 산타카타리나 주(SC)가 중심이 되었는데 이곳은 소득 수준과 학력이 브라질에서도 매우 높은 백인중심의 지역이다.
어쨌든 열흘도 채 남지 않는 상황에서 지우마의 승리가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1차 경선 때처럼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 사이의 차이, 즉 지우마에 대한 예상 지지표가 4%가량 감소하고 세하의 지지표가 8% 가량 증가했던 점과, 마리나를 지지했던 (19.33%)표가 향후 어디로 몰리는가에 따라 상황은 다시 뒤집어 질 수 있다.
<2010.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