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현_200910_볼리비아 가톨릭교회와 에보 모랄레스의 휴전?
10월 5일 공식적으로 볼리비아 대선을 위한 선거전이 시작되었다. 2009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대통령후보들 사이에 가장 눈에 띄는 선거 전략은 유권자들의 종교성에 호소하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 대다수를 점유(볼리비아 국립통계청 자료: 77.6%)하는 가톨릭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한 전략이 가장 눈에 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강력한 대선 경쟁자인 “볼리비아를 위한 진보플랜(PPB)” 소속 만프레드 레예스 비야(Manfred Reyes Villa)는 꼬차밤바 대성당에서 볼리비아가 평화적 공존과 공영의 길로 갈수 있도록 기도하며 가톨릭신도들이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에보 모랄레스의 반 가톨릭적 성향을 의식한 듯 “12월 성경이 다시 대통령궁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국민통합당(Unidad Nacional)의 당수이며 대선후보인 사무엘 도리아 메디나(Samuel Doria Medina)도 자신의 첫 선거전을 라빠스에 있는 돈보스꼬 실내경기장에서 시작하며 불화가 있는 곳에 이해의 다리를 놓는 제도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렇게 그는 자신이 가톨릭교회에 호의적인 인물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위의 야당 후보들과 달리 재선을 노리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원주민들이 신앙하는 대지와 하늘의 신령에게 기도를 하고나서 대선운동을 시작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통치자지만 대선을 앞둔 정치 현실 앞에서 그도 역시 민중종교성에 깊이 뿌리박은 가톨릭교회를 무시할 수는 없었나보다 .
2006년 정치권력을 장악한 후 자신의 개혁정책에 반대하며 보수야당세력에 동조하던 가톨릭교회를 거짓말쟁이요, “유럽식민주의의 살아있는 상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가톨릭교회가 볼리비아에서 사라져야 한다고까지 말했었다. 특히 교육과 세금 등,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가톨릭교회의 일부 권한을 박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에보 모랄레스는 자신이 주도하던 교육개혁에 반대해 학부모협회와 사립학교협회를 사주하여 정권에 저항하도록 종용한 교회 지도부에 못마땅해 했다. 이런 맥락에서 2006년 7월에는 주교들과 볼리비아 주교회의 의장인 훌리오 떼라사스 (Julio Terrazas) 추기경을 향해 “기도를 할 것인지 정치를 할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그리고 2009년 브라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볼리비아의 평화적 개혁의 주된 적이 바로 보수적인 가톨릭교회라고 천명했다. 동시에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한 것처럼 또 다른 종교와 교회도 가능할 것이다”며 가톨릭을 대체할 종교와 대체 교회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게다가 2009년 2월 승인된 새 헌법이 발효되면 교회의 특권이 사라질 것이라며 협박까지 했다.
그러나 에보 모랄레스도 대선을 앞두고 지난 8월 가톨릭교회와 대립각을 세우던 자신의 이미지에 변화를 시도했다. 다비드 초께우앙카(David Choquehuanca) 외무부장관과 훌리오 떼라사스 추기경 사이에 맺어진 상호협력협정은 이러한 태도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 문서를 통해 정부는 가톨릭교회의 사회사업 및 그 경영권, 인간 교육과 양성에 있어 종교적 차원의 중요성 등을 인정했다. 교회는 더 억압받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일할 것과 관련 사업에 대해 정부에 정기적으로 보고할 것을 약속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가톨릭교회의 지도부는 지난 주 야당과 보수 세력 사이에서 교회와 신앙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교회의 공식대변인을 통해 경고했다. 12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선거유세에 앞서 교회의 종교의식과 미사를 이용 가톨릭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전략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교회는 민주적 원리에 따라 선거가 치러지길 바랄뿐이며, 가톨릭교회는 정치적 계산에 기초해 움직이지 않고, 진리에 따라 활동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앙을 정치적 이익과 개인적 야욕을 달성하는데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한 교회는 어떠한 정치세력과도 결탁되어 있지 않으며, 특별한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정치는 교회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근 앙케이트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는 50% 이상의 득표로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위는 레예스 비야로 23%로의 지지를 받고 있다. 볼리비아 국민 대다수가 원주민이지만 동시에 그들은 종교적 면에서 가톨릭 신자들이다. 교회가 비록 이번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런 식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정치ㆍ수사적인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것은 지난 번 교황 베네딕또 16세가 브라질 방문 때 했던 경고가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교황은 이미 극복된 지나간 유행인 사회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일부 라틴아메리카 권위주의 정부들을 비판했는데, 이 정부들 속에 베네수엘라 뿐 아니라 볼리비아도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에보 모랄레스의 재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교회는 타협을 선택했으나 에보 모랄레스 정부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협정으로 교회와 정부사이의 문제가 해소된 것이 아니라 잠시 동안 수면 밑으로 감추어졌을 뿐이다. 12월 대선이 끝나고 나면 베네수엘라에서처럼 어떤 식으로든 교회와 에보 모랄레스 정부 사이의 긴장관계는 다시 수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강력한 대선 경쟁자인 “볼리비아를 위한 진보플랜(PPB)” 소속 만프레드 레예스 비야(Manfred Reyes Villa)는 꼬차밤바 대성당에서 볼리비아가 평화적 공존과 공영의 길로 갈수 있도록 기도하며 가톨릭신도들이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에보 모랄레스의 반 가톨릭적 성향을 의식한 듯 “12월 성경이 다시 대통령궁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국민통합당(Unidad Nacional)의 당수이며 대선후보인 사무엘 도리아 메디나(Samuel Doria Medina)도 자신의 첫 선거전을 라빠스에 있는 돈보스꼬 실내경기장에서 시작하며 불화가 있는 곳에 이해의 다리를 놓는 제도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렇게 그는 자신이 가톨릭교회에 호의적인 인물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위의 야당 후보들과 달리 재선을 노리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원주민들이 신앙하는 대지와 하늘의 신령에게 기도를 하고나서 대선운동을 시작했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통치자지만 대선을 앞둔 정치 현실 앞에서 그도 역시 민중종교성에 깊이 뿌리박은 가톨릭교회를 무시할 수는 없었나보다 .
2006년 정치권력을 장악한 후 자신의 개혁정책에 반대하며 보수야당세력에 동조하던 가톨릭교회를 거짓말쟁이요, “유럽식민주의의 살아있는 상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가톨릭교회가 볼리비아에서 사라져야 한다고까지 말했었다. 특히 교육과 세금 등,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가톨릭교회의 일부 권한을 박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에보 모랄레스는 자신이 주도하던 교육개혁에 반대해 학부모협회와 사립학교협회를 사주하여 정권에 저항하도록 종용한 교회 지도부에 못마땅해 했다. 이런 맥락에서 2006년 7월에는 주교들과 볼리비아 주교회의 의장인 훌리오 떼라사스 (Julio Terrazas) 추기경을 향해 “기도를 할 것인지 정치를 할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그리고 2009년 브라질 세계사회포럼에서는 볼리비아의 평화적 개혁의 주된 적이 바로 보수적인 가톨릭교회라고 천명했다. 동시에 “또 다른 세상이 가능한 것처럼 또 다른 종교와 교회도 가능할 것이다”며 가톨릭을 대체할 종교와 대체 교회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게다가 2009년 2월 승인된 새 헌법이 발효되면 교회의 특권이 사라질 것이라며 협박까지 했다.
그러나 에보 모랄레스도 대선을 앞두고 지난 8월 가톨릭교회와 대립각을 세우던 자신의 이미지에 변화를 시도했다. 다비드 초께우앙카(David Choquehuanca) 외무부장관과 훌리오 떼라사스 추기경 사이에 맺어진 상호협력협정은 이러한 태도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 문서를 통해 정부는 가톨릭교회의 사회사업 및 그 경영권, 인간 교육과 양성에 있어 종교적 차원의 중요성 등을 인정했다. 교회는 더 억압받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일할 것과 관련 사업에 대해 정부에 정기적으로 보고할 것을 약속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가톨릭교회의 지도부는 지난 주 야당과 보수 세력 사이에서 교회와 신앙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교회의 공식대변인을 통해 경고했다. 12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선거유세에 앞서 교회의 종교의식과 미사를 이용 가톨릭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는 전략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교회는 민주적 원리에 따라 선거가 치러지길 바랄뿐이며, 가톨릭교회는 정치적 계산에 기초해 움직이지 않고, 진리에 따라 활동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앙을 정치적 이익과 개인적 야욕을 달성하는데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한 교회는 어떠한 정치세력과도 결탁되어 있지 않으며, 특별한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정치는 교회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최근 앙케이트에 따르면, 에보 모랄레스는 50% 이상의 득표로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위는 레예스 비야로 23%로의 지지를 받고 있다. 볼리비아 국민 대다수가 원주민이지만 동시에 그들은 종교적 면에서 가톨릭 신자들이다. 교회가 비록 이번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런 식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정치ㆍ수사적인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것은 지난 번 교황 베네딕또 16세가 브라질 방문 때 했던 경고가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이다. 교황은 이미 극복된 지나간 유행인 사회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일부 라틴아메리카 권위주의 정부들을 비판했는데, 이 정부들 속에 베네수엘라 뿐 아니라 볼리비아도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에보 모랄레스의 재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교회는 타협을 선택했으나 에보 모랄레스 정부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협정으로 교회와 정부사이의 문제가 해소된 것이 아니라 잠시 동안 수면 밑으로 감추어졌을 뿐이다. 12월 대선이 끝나고 나면 베네수엘라에서처럼 어떤 식으로든 교회와 에보 모랄레스 정부 사이의 긴장관계는 다시 수면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