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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복_200911_브라질 지역워치

2011-03-02l 조회수 3189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favela)에서 소외계층들의 사회적 포용을 위해 활동하던 아프로레게 문화그룹(Grupo Cultural AfroReggae)의 중심인물 이반드루 주엉 다 시우바(Evandro Jo?o da Silva)가 지난 10월 18일 새벽 1시 30분 경 리우데자네이루 중심가에서 두 명의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사건 당시에 그 지역 한 은행지점에 설치되었던 보안 카메라에는 범인들이 이반드루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총을 쏘는 장면과,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두 명의 경찰이 피를 흘리고 있던 이반드루를 위해 긴급구조를 요청하기는커녕 범인들이 훔친 그의 운동화와 붉은 색 재킷을 자기들이 차지하면서 범인을 놓아주는 장면이 찍혔다. 그러는 사이 총상을 입은 이반드루는 아직 목숨이 붙은 상태에서 신음을 하고 있었다. 물론 범인들을 현장에서 풀어준 두 명의 경찰과 범인들이 체포되었지만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범죄자 행태를 보이는 경찰"이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영국의 "더 가디언"지는 이번 사건이 리우데자네이루가 2016년 올림픽개최지로 선정된 직후 들떠있던 상황에서 벌어진 범죄임을 상기시켰다. 이처럼 이 사건은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언론은 곧바로 아프로레게라고 하는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하여 재조명  하기 시작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아름다운 코파카바나 해변과 보사노바의 고향인 이파네마 해변에서 육지쪽을 바라보면 산등성이는 온통 빈민촌으로 둘러싸여 있고 최고 높은 지대에는 예수동상(Cristo Redentor)이 모두를 포용하듯 양팔을 벌린 채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다. 즉 아름다운 해변과 예수 동상 사이에 존재하는 곳에서 그처럼 피비린내 나는 갱단과 경찰 혹은 갱단과 갱단 간의 싸움, 그리고 마약과 폭력이 연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는 1888년 흑인 노예 해방이 있은 후 먹고 살기가 막막해진 북동부의 흑인과 혼혈들이 당시의 수도였던 리우로 모이면서 형성되었다. 그들에게 일자리는커녕 기본적인 상하수도나 전기시설 등 사회복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관계로 그 지역은 자연히 가난하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거주지로 슬럼화 되어 갔고 마약과 폭력조직에게는 좋은 은신처로 변해갔다. 이러한 과정에서 갱단과 갱단의 충돌 그리고 이들을 소탕하려는 경찰 간의 무장 전쟁은 하루가 멀게 벌어졌다. 최근 한 달 간 이 지역에서는 갱단 간의 싸움과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이미 35명 이상이 숨졌다.  하지만 1970년대와 80년대 해방신학의 전파와 더불어 동 지역에서는 젊은 신부들의 공동체 운동이 활발히 일어났고 1990년대에는 뜻있는 예술가들과 문인들 그리고 지식인들이 시민단체들을 구성, 이 지역들을 대상으로 시민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프로레게 문화 그룹이었다.  우리나라의 EBS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 아프레레게 문화그룹(Grupo Cultural AfroReggae)은 1993년 1월에 아프로레게 소식지(Jornal Afro Reggae Not?cias) 발행으로 시민운동을 시작하였다. 이들은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가운데 하나인 비가리우 제라우(Vig?rio Geral) 구역에 첫 문화공동체(N?cleo Comunit?rio de Cultura)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추진하였다. 이 공동체는 춤, 타악기연주, 쓰레기 재활용, 축구, 카포에이라 등 각종 문화 활동과 행사들을 통해 주로 빈민가 청소년들이 마약이나 폭력조직에 휩쓸리지 않고 온전히 사회로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1997년에는 비가리우 레가우 아프로레게 문화센터(Centro Cultural AfroReggae Vig?rio Legal)를 열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동 그룹의 활동은 국내외적으로 사회문화운동의 표본이 되었다. 현재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4개 구역에서 활동 중인 이들은 주로 음악을 통해 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올바른 길로 접어들게 하는데 치중하였으며 이러한 노력 탓에 이곳 공동체 젊은이들이 구성한 아프로레게 밴드(Banda AfroReggae)의 경우는 세계적인 유니버설 음반 제작사와의 계약을 통해 <노바 카라 NOVA CARA>라는 이름의 첫 음반을 내기도 하였다.  한편 비가리우 구(區)의 이웃으로서 1985년 이래 마약밀매단들 간의 싸움이 치열히 전개되고 있는 파라다 지 루카스(Parada de Lucas)에서는 2001년부터 "경계를 허물며"(Rompendo Fronteiras)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 그룹은, 동 지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카포에이라, 그림책, 바이올린 등 코스이외에, 휴렛패커드(HP)와 엘파소(El Paso) 등 기업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디지털 분야의 코스도 열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사회문화 재단을 세우고 이것을 통해 사회활동을 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먼저 사회활동을 통해 재단을 세우는 과정을 거쳤는데, 예를 들면 이들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아프로레게 프로덕션(AfroReggae Produ??es Art?sticas)이라고 하는 제작사를 만들어 여기서 나오는 수익의 30%를 동 그룹에 기부토록 하고 있다. 물론 이 돈은 여러 소그룹들을 지원하는데 쓰이게 된다. 나아가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도 운영 중으로써 푸투라 채널(Canal Futura)에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는 뉴스를 전하는 한편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가입자에게는 동 단체의 활동과 이벤트 그리고 각종 이니셔티브들을 알려주고 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을 지원할 재원이 없다면서 이들을 외면하는 정부와는 달리 아프로레게 문화그룹은 이처럼 비록 적은 재원이지만 빈민촌 젊은이들의 잠재력에 투자를 함으로써 경찰의 폭력과 마약밀매에 찌든 지역 청소년들에게 교육과 문화 그리고 예술을 접목시키고 나아가 고용과 레저, 소외된 계층에 대한 사회적 포용정책을 실천하는 시민단체로 거듭 탈바꿈 중이다. 이반드루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기도해본다.

참고 사이트 http://www.afroreggae.org/ http://www.estadao.com.br/noticias/cidades,violencia-derruba-major-da-pm-e-deixa-mais-feridos-no-rio,455365,0.htm http://www.estadao.com.br/noticias/nacional,competicao-no-mercado-de-drogas-alimenta-violencia-no-rio-diz-economist,455189,0.htm http://noticias.uol.com.br/ultnot/agencia/2009/10/18/ult4469u47557.jhtm http://www.estadao.com.br/estadaodehoje/20091023/not_imp455080,0.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