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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파라과이 전력 수출 놓고 감정의 골 깊어져

2008-05-31l 조회수 2826


기사입력 2008-05-29 19:03 
전기 에너지 수급을 둘러싼 브라질과 파라과이 정부 간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브라질이 파라과이 차기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전력 수출가격 인상을 위한 협상 제의를 거부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를 방문 중인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르시아 브라질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브라질은 파라과이와 체결하고 있는 이타이푸(Itaipu) 조약의 개정을 위한 협상에 나설 뜻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가르시아 보좌관은 브라질 집권 노동자당(PT)의 부대표도 맡고 있어 그의 발언에는 브라질 정부와 집권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질과 파라과이는 남미지역에서 군사정권이 득세하던 시절인 지난 1973년 체결된 이타이푸 조약에 따라 양국 국경지역에 건설된 이타이푸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 가운데 파라과이에서 사용되지 않는 잉여전력을 브라질이 헐값에 수입하고 있다.

브라질은 잉여전력을 사들이는 대가로 파라과이에 연간 4억달러를 지불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오는 8월 15일 취임하는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은 전력 수출가격 현실화를 위한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루고 당선인의 주장대로 수출가격이 현실화될 경우 브라질은 최소한 18억달러를 파라과이에 지급해야 한다.

가르시아 보좌관은 다음달 파라과이를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루고 당선인과는 남미지역 현안을 비롯해 더 넓은 주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이며, 이타이푸 조약 개정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러나 지난 25일 역시 몬테비데오를 방문했던 루고 당선인은 남미 최빈국의 하나인 파라과이가 가진 거의 유일한 재산이 수력발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파라과이를 경제적으로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도 이타이푸 조약과 성격이 유사한 야시레타(Yacyreta) 조약을 파라과이와 체결하고 있다.

이타이푸 및 야시레타 조약 개정 문제는 브라질·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차기 정부 간에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