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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교육개혁법안 반대시위 확산

2008-06-08l 조회수 3480


기사입력 2008.06.06 02:22
학생.교사 5천여명 참여..13명 연행, 부상자 속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에서 정부의 교육개혁법안에 반대하는 학생과 교사들의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전날 12℃의 차가운 날씨에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5천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시내 도로를 점거한 채 정부의 교육개혁법안 추진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자 시위대가 투석전으로 맞서는 등 1시간 이상 물리적 충돌을 빚었으며, 이 과정에서 시위대 13명이 연행되고 교사 1명이 다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칠레에서는 과거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73~1990년) 전 대통령 정권 시절 제정된 교육구조법(Loce)을 개정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4월 개혁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이후 많은 대학과 고등학교가 동맹휴업을 벌이고 있으며, 전날 시위에는 전국교사조합이 가세해 시위 규모를 확산시키고 있다.

Loce는 칠레 공교육 붕괴의 최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공립학교 운영을 시 정부에 위임하면서 재정 형편이 다를 수 밖에 없는 도시와 공.사립학교 간에 심각한 교육 격차를 가져왔으며, 이는 곧바로 공교육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칠레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Loce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2006년 위원회를 설치하고 교육개혁법안을 마련하도록 했으나 시 정부가 공립학교 운영을 맡도록 한 기본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교육의 질 개선이나 빈곤층의 교육기회 박탈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학생들은 이와 함께 교육평등을 위한 무료통학 및 무료급식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모니카 지메네스 칠레 교육장관이 시위 중단과 대화를 촉구하고 있으나 학생과 교사들은 Loce 폐지를 포함한 전면적인 교육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