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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콜롬비아무장혁명군 무장투쟁 끝내야”

2008-06-10l 조회수 3104


기사입력 2008.06.09 21:51
[한겨레] 차베스 관계청산 나선 듯…반군 중대위기 봉착

현존하는 최대 게릴라 조직 가운데 하나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중대 갈림길에 섰다. 최고 지도자 등 수뇌부의 잇따른 사망에 이어 최대 지지자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부터 '투쟁 종식'을 촉구받은 것이다.


무장혁명군의 '이념적 지도자'로 알려진 차베스 대통령은 8일 정례 일요연설에서 무장혁명군이 무조건 인질을 석방하고 40여년간 이어온 무장투쟁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콜롬비아무장혁명군, 당신들 때문에 제국(미국을 지칭)이 우리 모두를 협박하고 있다"며 "현 시기 남미에서 무장반군 운동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차베스의 이런 발언은 무장혁명군을 테러단체 목록에서 삭제하고 합법적 교전단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그의 기존 견해와는 거리가 있다. < 뉴욕타임스 > 는 차베스가 테러단체 연루설로 인한 유럽연합 등의 경제제재를 우려해 무장혁명군과의 관계 청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9일 보도했다. 친미 성향의 콜롬비아 정부는 차베스가 무장혁명군에 무기와 자금을 제공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최근 주장한 바 있다.

코카인 거래와 인질 납치로 풍부한 자금을 마련해온 무장혁명군은 올들어 카리스마를 자랑하던 조직의 설립자 마누엘 마룰란다가 심장마비로 숨지고 고위 사령관 2명이 교전 도중 목숨을 잃어, 심각한 내부 동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워싱턴포스트 > 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도시 한곳도 장악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에 빠진 무장혁명군의 새 사령관 알폰소 카노(본명 기예르모 사네스 바르가스)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류학을 전공하고 영화와 문학을 즐기던 대학생 출신으로 26년 전 밀림에 들어간 카노를 둘러싸고 '경직된 사고를 하는 좌파'라는 부정적 평가와 '자신감있게 회담장에 나올 수 있는 지도자'라는 긍정적 평가가 엇갈린다고 전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