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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도 美대사 추방…볼리비아 시위 격화 내전 가능성

2008-09-17l 조회수 3015


기사입력 2008-09-12 17:18 |최종수정2008-09-13 00:26 

‘반미연대’ 남미대륙 긴장감 고조
남미 대륙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진원지는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다. 베네수엘라는 전날 볼리비아가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한 데 발맞춰 미국 대사 추방령을 내리고, 대미 원유 수출도 중단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볼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내전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의 합동 군사훈련 예고로 심기가 불편한 미국이 ‘반미 연대’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베네수엘라=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1일 미국이 연루된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다면서 패트릭 더디 미국 대사에게 72시간 내에 베네수엘라를 떠나라고 명령했다. 워싱턴에 주재하는 베르나르도 알바레스 자국 대사에 대해서도 소환령을 내렸다. 차베스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전날 “반정부 시위를 배후 조종했다”며 미국 대사를 추방한 데 대한 ‘연대감’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차베스는 “미국은 볼리비아에서 그들이 해온 것(정권 전복 시도)을 여기서도 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발표에 앞서 현역 및 예비역 장교들이 연루된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다고 밝히고 “쿠데타 음모자들은 군부 내 극우파 집단이며, 정적과 미 제국주의 세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또 푸에르토 카벨로에서 열린 대중집회에 참석해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베네수엘라를 공격할 경우 미국민을 위한 석유는 없을 것”이라며 대미 원유 수출 중단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은 원유 수입의 10% 정도를 베네수엘라에 의존하고 있다.

◇볼리비아=산타크루스, 베니, 판도, 타리하, 추키사카 등 동부 5개 주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1일 친정부·반정부 시위대의 유혈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AP·AFP통신은 판도 주의 주도인 코비하 시 교외에서 시위대 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 8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며 사태 진압을 위해 군을 동원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반 카넬라스 대통령실 대변인은 “상황이 (악화되면) 일종의 내전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무부는 전날 볼리비아가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사를 추방키로 한 데 대응해 구스타브 구스만 볼리비아 대사를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규정하고 추방령을 내렸다.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 등 인접국은 볼리비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AFP에 따르면 마르코 아우렐리오 가르시아 브라질 대통령 외교보좌관은 “브라질은 볼리비아의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랄레스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민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