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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 귀국 불발

2009-07-06l 조회수 3065


ㆍ공항 봉쇄로 인접 엘살바도르 착륙
ㆍ군, 지지자들에게 발포 2명 사망

군부 쿠데타로 국외 추방된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이 5일 귀국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온두라스 군은 공항에 몰려든 셀라야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발포해 2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dap·AFP통신에 따르면 셀라야 대통령이 탄 민간 비행기는 이날 수도 테구시갈파의 톤콘틴 공항 상공을 선회하다 온두라스 당국의 요격 협박에 굴복해 니카라과를 거쳐 인접국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 셀라야는 베네수엘라 텔레수르 TV와 기내 생방송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공항 관제탑에서 온두라스 영공을 떠나지 않으면 온두라스 군이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할 것이다. 낙하산이 있었다면 뛰어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일이나 그 이후에 다시 귀국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셀라야는 앞서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미겔 데스코토 유엔총회 의장과 함께 민간 비행기를 이용해 귀국을 시도했다. 호세 미겔 인술사 미주기구 사무총장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은 셀라야의 귀국을 지지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

셀라야의 이날 귀국 시도는 미주기구 일부 회원국의 보류 의견 속에서 강행됐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은 셀라야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데다 정정 불안이 격화될 수 있다며 셀라야에게 귀국을 보류하라고 제의했다.

이날 톤콘틴 공항에서는 셀라야 지지자들과 군경의 충돌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온두라스 경찰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충돌은 셀라야 지지자 수백명이 군인들과 활주로 확보를 놓고 다투면서 발생했다. 이 상황을 중계하는 TV에서는 총성이 들렸다.

쿠데타 세력은 셀라야가 온두라스 영공을 벗어나자 ‘질서 유지와 국민 보호’를 이유로 야간 통행금지 실시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6시30분으로 앞당겼다. 로베르토 미첼레티 대통령 대행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합법 정부로 국내정세가 안정되기 전에는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니카라과군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으나, 니카라과는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미주기구는 4일 33개국 만장일치로 온두라스를 제명했다. 1962년 쿠바 이후 처음으로 미주기구에서 제명된 온두라스는 원조 삭감과 정치적 고립 등 불이익을 받게 됐다. 온두라스 쿠데타 세력은 그러나 대화를 미주기구에 제의했다.

<조찬제기자 helpcho65@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