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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A, 내년에 남미공동통화 '수크레' 사용하기로 합의

2009-10-19l 조회수 3090


기사입력: 2009/10/18 19:15

공동통화.통상협정 등 합의..차베스, 군사동맹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남미 좌파블록인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7차 정상회담이 회원국 간 관계 강화를 위한 후속조치 승인을 끝으로 17일 폐막됐다.

볼리비아 중부 코차밤바 시에서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 이번 회담을 통해 각국 정상과 정부대표들은 회원국 간에 공정하고 상호보완적인 무역관계를 구축하고 미국 제국주의의 위협에 함께 맞서기로 합의했다.

정상회담에서는 내년부터 회원국 간 무역거래에서 공동통화인 '수크레(Sucre.지역단일결제시스템)'를 사용하기로 했다.

ALBA는 '수크레'를 통해 회원국들의 미국 달러화 및 유로화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경제ㆍ통화 주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역외 무역거래에서도 '수크레'를 대금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일정 기간 '수크레'를 사용한 뒤 중남미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단일통화 '파차'(Pacha)를 창설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파차'는 볼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의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말로 '땅'을 의미한다.

정상회담에서는 또 회원국 간 공정한 무역과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이른바 '민중통상협정' 체결을 추진하기로 하는 한편 수출입 업체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목표로 하는 'ALBA 수출입은행'을 설치하기로 했다.

군부 쿠데타로 초래된 온두라스 정치위기와 관련,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즉각적인 복귀를 요구하고 쿠데타로 집권한 로베르토 미첼레티 온두라스 대통령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통상 중단 등 제재안을 채택됐다.

특히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온두라스 사태와 미국-콜롬비아 군사협정 체결 등 일련의 움직임을 중남미 지역에 대한 우파 제국주의의 확산으로 규정하면서 "ALBA는 제국주의의 위협에 맞서 주권 수호 차원의 방어적 군사동맹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하는 한편 선진국의 기후변화 대응 비용부담 확대와 국제기후재판소 설치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모랄레스 대통령과 차베스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호세 라몬 마차도 벤투라 쿠바 국가평의회 부의장,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온두라스 대통령 정부의 파트리시아 로다스 외무장관, 카리브해 소국의 각료들이 정부대표로 참석했다.

ALBA는 미국 주도의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안에 맞서 차베스 대통령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2004년 12월 결성했으며, 2006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회원국은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와 카리브해 지역 소국 등 9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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