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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브라스, 40여년만에 석유 수입

2010-02-18l 조회수 3054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가 에탄올 수요 억제책의 일환으로 40여 년 만에 석유 자급자족정책을 깨고 석유를 수입키로 했다고 현지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트로브라스는 최근 석유와 에탄올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flex) 자동차의 대중화로 에탄올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판매가격이 급등하자 그 대책의 하나로 베네수엘라산 석유 200만 배럴을 수입하기로 했다.

에탄올 판매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석유 소비를 늘리겠다는 것으로, 페트로브라스로서는 '석유 자급자족' 정책에 따라 중단했던 석유 수입을 40여 년 만에 재개한 셈이다.

지난해 말 현재 브라질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플렉스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88.2%를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2008~2009년 사이 에탄올 소비는 24%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집중호우로 인해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한 데다 국제 설탕가격 인상으로 사탕수수 생산업체들이 에탄올보다는 설탕 생산에 주력하면서 에탄올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에탄올 판매가격이 인상되자 플렉스 자동차 소유주들이 상대적으로 연비가 뛰어난 석유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석유 판매가격을 끌어올리는 결과도 낳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이달 초부터 석유에 대한 에탄올 의무혼합 비율을 25%에서 20%로 낮춘 것도 석유 판매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에탄올 생산원료인 사탕수수 수확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때까지 90일 간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한편 에탄올 혼합비율 축소 조치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일간지 조르날 도 브라질(JB)은 미국 환경보호청(EPA) 자료를 인용, "브라질산 에탄올이 석유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61%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브라질산 에탄올이 현재 사용 중인 바이오연료 가운데 환경보호 효과가 가장 높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미국산 에탄올은 15%,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는 바이오 디젤은 20~30%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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