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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美영사관  직원 등 3명 피살

2010-03-16l 조회수 3331


(워싱턴 AFP.AP=연합뉴스)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의 시우다드 후아레스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여직원 부부 등 3명이 13일 마약조직으로 보이는 세력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됐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마이크 해머 대변인은 14일 시우다드 후아레스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미국인 여직원 부부와 멕시코인 여직원 남편 등 3명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밝혔다.

해머 대변인은 이들 3명이 잔혹하게 살해됐다는 보고를 접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크게 슬퍼하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리는 이들이 마약조직의 암살단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살해됐다고 전했다.

그는 미 영사관에 근무하는 미국인 여직원과 그의 미국인 남편, 딸이 이날 오후 영사관 밖의 사교 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중 차량을 탄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면서 차의 뒷좌석에 있던 1살짜리 딸은 무사했지만 부부는 숨졌다고 말했다.

같은 사교 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멕시코인 여직원 부부도 총격을 받았고, 여직원은 무사했지만 그의 남편은 숨지고 두 아이도 다쳤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희생자 유족과 멕시코 사법당국에 따르면 숨진 미국인 여직원은 텍사스주 엘파소 출신의 레슬리 A. 엔리케즈, 남편은 아서 H. 레델프다.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호세 레예스 페리스 시장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표적으로 지목돼 공격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우다드 후아레스와 미 텍사스주 엘파소를 잇는 산타페 다리 인근에서 총격을 받았으며 사건 현장에서는 9㎜ 실탄의 탄피들이 다량 발견됐다.

미국 정부는 즉각 멕시코 거주 미국인들의 안전 강화 조치에 나섰다.

국무부는 멕시코에서 마약 관련 폭력이 확산함에 따라 멕시코 북부지역 내 영사관 6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가족을 현지에서 소개하라고 조처했다.

국무부는 또한 시우다드 후아레스를 비롯해 티후아나, 노갈레스, 누에보 라레도, 몬테레이, 마타모로스 주재 미국 영사관 직원의 가족들을 내달 12일까지 떠나도록 하는 한편, 멕시코시티 주재 미국 대사관에 미국인이 두랑고, 코아우일라, 치와와주(州)를 불필요하게 여행하는 것을 연기하도록 권고할 것을 지시했다.

인구 130만의 시우다드 후아레스는 불법 마약류를 미국으로 밀수출하는 주요 거점으로 텍사스주 엘파소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마약과 연루된 폭력사태로 작년에만 이곳에서 2천600명 이상이 살해됐으며 최근 이 일대 마약조직 간 충돌에서는 자동소총과 수류탄 등 중화기까지 동원되며 폭력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국무부는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매년 안전하게 멕시코를 방문하고 있지만, 폭력사건은 꾸준히 증가해왔다며 "마약 조직과 기타 범죄집단이 자신들에 적대적인 인물이나 조직에 위협을 주는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보복을 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