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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바르 사인은 결핵 아니라 비소'

2010-05-04l 조회수 3241


(볼티모어<미국> AP=연합뉴스) 19세기 중남미 독립운동가 시몬 볼리바르의 사인은 결핵이 아니라 비소 중독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존스홉킨스의과대학의 폴 오워터 박사는 30일(현지시간) 유명 인사들의 사인을 주제로 한 메릴랜드의과대학학술대회에서 비소는 볼리바르의 시대에 흔히 쓰이던 치료제였으며 그가 1830년에 사망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워터 박사는 "그동안 결핵이 사망원인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는 말도 되지 않는다"면서 "그것(결핵사망설)은 그의 마지막 6개월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볼리바르가 각혈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중에 그의 심장 주변에서 발견된 녹색 점액질과 분비액은 그가 결핵이 아니라 박테리아에 감염됐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오워터 박사는 그가 음모로 인해 비소에 희생된 것은 아니며 의사들이 그에게 비소를 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볼리바르를 비소로 암살하려는 음모가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것은 없다면서 볼리바르가 비소를 강장제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고 아니면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흡수됐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볼리바르는 페루에서 베네수엘라에 이르는 여러 나라를 스페인 지배에서 독립시켰으나 1830년 열병과 의식 상실, 두통, 호흡 곤란, 체중 감소, 피부 질환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다 사망했다.

은퇴한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볼리바르 연구가로 이 대회에 초청받은 스코틀랜드의 존 도브 박사는 그러나 볼리바르를 암살하려 한 시도들이 몇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볼리바르의 목숨을 노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중에는 그와 경쟁하던 장군들도 포함되며 "그를 끝장내려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도브 박사는 자신도 볼리바르가 결핵에 걸렸다는 주장을 지지하지만 1830년 볼리바르가 사망할 때에 비소도 죽음의 한 요인이 됐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볼리바르를 추앙하는 후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번 대회에 두명의 관료를 특별히 파견했으며 볼리바르가 암살됐다는 평소의 지론을 이날 TV방송 연설을 통해 거듭 강조했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