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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로 이민자 ‘우르르’… 환경 좋고 정치·경제 안정

2010-10-19l 조회수 3395

 
ㆍ내국인과 차별도 없어 선호

지구 정반대편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 ‘남미의 스위스’라는 별칭 외에 특징이 없다는 게 이 나라의 아쉬움이지만, 최근 우루과이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우루과이에 이민온 사람은 3825명으로, 2005년(1216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민자의 유입이 유출보다 많아진 것은 44년 만에 처음이다. 이민자의 절반가량은 인접국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출신이지만, 요사이 유럽(15%)과 미국(7.5%) 출신도 많아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3일 소개했다.

그 이유는 뭘까. 지난해 수도 몬테비데오 인근 피리아폴리스 해변에 정착한 미국인 로널드 요더(64)는 “미국 남부에 살던 것에 비하면 우루과이는 깨끗한 물과 좋은 음식, 그리고 좋은 교육 제도가 있다”면서 “도로와 인터넷 등 산업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이민온 스페인 출신 사업가 파코 베르메호(44)는 “우루과이에서는 유럽에서 더 이상 느낄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루과이 이민국의 카를로스 플래너건은 이민자가 급증한 것은 다양한 요소가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루과이는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금융 위기도 무사히 넘겨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며 “2008년엔 이민자들과 내국민들에게 동일한 권리를 부여한 새로운 이민법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이민 관련 변호사인 후안 피셔는 “이민 허가요건은 간단해 월수입 650달러(약 73만원) 이상에, 출생증명서 등 기본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우루과이 인구의 대부분은 18~19세기에 정착한 유럽 이민자들의 후손들이다. 20세기 초중반 경기침체와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많은 이들이 우루과이를 떠났는데 ?慕? ‘삶의 질’이 높은 우루과이로 들어오는 인구가 다시 많아진 것이다. 우루과이는 8시간 노동, 노인연금 등 민주·사회복지 제도를 20세기 초에 수립, 남미에서 가장 먼저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국민소득이 높고 정치권에 부패가 적은 데다, 노동환경도 자유롭다. 다만 다른 남미국과 달리 천연자원이 없어 에너지 자원의 대외 의존도가 높다는 게 고민이다.

네덜란드에서 온 경제학 교수 폴 엘버즈는 “만약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의 삶이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지구의 대이동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것이 비밀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