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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칠레 광부, 뉴욕 마라톤 완주

2010-11-09l 조회수 2651



【뉴욕=AP/뉴시스】정의진 기자 = 두 달여 동안 칠레 산 호세 광산에 갇혀 있었던 한 광부가 7일(현지시간) 뉴욕 마라톤 대회에서 그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완주에 성공했다.

칠레 광부 에디슨 페나(34)는 이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5시간40분51초의 기록으로 오후 3시24분께 센트럴 파크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페나는 칠레 국기를 몸에 두르고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엘비스 프레슬리 음악을 들으며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다.

스태튼섬에서 오전 9시40분께 출발한 페나는 경기 중 도움을 요청하며 의료텐트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는 이미 광산에 갇혀 있을 때 왼쪽 무릎에 부상을 당한 상태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양쪽 무릎에 얼음 가방을 묶은 채 나타났다.

페나는 완주를 위해 계속 달렸다. 결국 그는 6시간 안에 뉴욕의 5개 자치구 42.16㎞ 코스를 완주하겠다는 첫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경기에 앞서 "무엇보다 나는 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길 원했다"며 "마라톤을 뛰지 않는 사람에게 동기를 주고 싶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어 페나는 "특히 어린이나 젊은 사람들이 뛰길 바란다"며 "달리기는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페나는 광산에 매몰돼 69일 간 갇혀 있을 때에도 매일 어둡고 답답한 지하에서 조깅을 했다.

그는 "달리기가 나의 목숨을 구했다"며 "이 마라톤 대회가 내가 얼마나 살기를 바랐는지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관중의 격려 속에서 4만5000여명의 선수들 중 페나는 이미 우승자였다. 경기 중 그의 표정이 일그러질 때마다 이를 지켜보는 수많은 시민과 응원단들은 그를 향해 힘찬 응원을 보냈다.

jeenjung@newsis.com